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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돈, 섹스, 전쟁 그리고 카르마’ 나와 ‘부자가 계속 돈을 원하는 이유는?’ ‘섹스에 무슨 잘못이 있는가?’ ‘우리는 왜 전쟁에 매혹되는가?’

어느 하나 만족할 만한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물욕, 색욕 등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으로 분류되기에 과함과 넘침이 있을 때 문제를 낳는다. 적절할 경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화두들이다. 그래서 딜레마인지도 모른다.

‘현대사회의 딜레마들에 불교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라는 소제목이 붙은 ‘돈, 섹스, 전쟁 그리고 카르마’(불광출판사 펴냄)는 데이비드 로이 전 오하이오주 자비에르대 교수가 던지는 현대불교의 길이다. 그는 동서양 철학을 섭렵하고 실제 일본 선불교 법사로 인가를 받았고, 일본 분교(文敎)대 교수를 지냈다.

인간 존재가 세상과 홀로 동떨어졌고, 그 보상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수단으로 돈과 명성에 집착한다고 저자는 동떨어지지 않은 무아(無我)의 개념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또 ‘섹스에 무슨 잘못이 있는가’에서 저자는 섹스의 불편한 진실을 살핀다.

출가 승려에게 금기시되는 성행위는 재가 불자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더욱이 복잡다기한 현대사회에서도 출가 승려 이상으로 명상수행에 집중하면서도 현실생활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는 이들이 많다. 섹스가 승려 집단에 아이 양육 문제를 낳는다고 하지만 재가자들은 섹스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특히 자유연애 시대에 옳고 그름을 논할 근거도 없다.

저자는 이에 대해 “낭만적 사랑이 끝난 자리에 자녀 양육과 같은 책임만 남았을 때,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라며 고(苦)의 문제와 이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권하는 선에서 섹스 문제를 정리한다.

이 밖에 카르마(업, 業)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기후변화, 정치적·경제적 위기, 인구문제 등 현대사회의 집단적인 고(苦) 문제 등을 통해 현대불교는 개인적 깨달음과 사회적 깨달음의 조화가 필요함을 전한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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