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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피해 담임에 알리자 ‘참아라’ 말해… 학교측 알고 있었다”

관련이슈 충격실화 '도가니 신드롬'

입력 : 2011-09-29 15:37:33 수정 : 2011-09-29 15: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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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학교 장애인 성폭행사건’ 조직적 은폐 의혹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광역시 인화학교 교직원들의 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 당시 학교 측이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인화학교 학생 간에 성폭행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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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조직적 은폐 의혹

인화학교에서 수화 통역을 했던 A씨는 28일 “2005년 6월 처음으로 성폭행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보다 훨씬 이전에 학교에서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피해 학생이 수화가 서툴러 사건 상황을 자세하게 표현은 못했지만, (교직원들은) 교장이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자 입을 연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해선 “한 피해 학생이 담임 선생님에게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자 ‘다시는 (성폭행을) 못하게 말할 테니 참아라’라고 말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영화 ‘도가니’로 사건을 재조사하라는 여론이 일면서 인화학교를 졸업한 동문이 10∼20여년 전에 일어난 성폭행 사건을 알리는 전화도 빗발치고 있다.

굳게 닫힌 인화학교 광주광역시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가 상영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진 가운데 28일 광주 광산구 삼거동 인화학교 정문에 바리케이드가 쳐져 취재진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학생 간 성폭행 사건도

지난해 인화학교 학생 간 성폭행 사건도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 김용목 대표는 28일 “2010년 7월 인화학교와 같은 재단에 소속된 복지시설 인화원에 거주하는 A(15)군이 또래 여학생들을 성폭행 또는 추행했다는 피해사실을 인지해 자체 조사했다”고 밝혔다.

당시 A군에게 피해를 당한 여학생은 모두 두 명이다. 장소는 인화학교 운동장과 인화원이다. 이들 모두 인화원에 거주하며 인화학교를 다니는 청각장애 학생들이었다. A군은 지난해 교직원의 인솔 하에 참가한 장애인 체전 때도 또 다른 여학생을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다른 학생이 교사에게 말해 알려졌으며 인화학교 측은 진상을 조사해 지난해 7월 9일 광주시 교육청에 보고했지만 사후 관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광주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당시 해당 팀이 적극적으로 진상을 파악하지 않은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화학교 폐교 절차 밟을 듯

인화학교에 대한 폐교 청원 운동과 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자 관할 교육 당국은 사과 성명을 내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성명에서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부교육감을 반장으로 한 대책반을 구성했다. 대책반은 인화학교 교육과정 운영 전반과 성폭력 가해자 및 축소·은폐자에 대한 인사 문제, 위탁취소 방안 등을 마련키로 했다.

또 2013년 북구지역에 모두 34학급 규모의 가칭 ‘선우학교’를 개교해 이 가운데 12학급에 청각장애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22명의 청각장애인이 다니는 인화학교는 폐교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는 28일 기준으로 총 5만4000여명이 폐교 청원에 참여해 이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목표치 5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의 아버지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이슈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 아이를 비롯한 수많은 피해 아이들은 세상에서 버림받은 기분으로 살아간다”며 “영혼의 살인인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공소시효를 폐지해 이런 범죄자들이 우리 주변을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광주=류송중 기자 nice20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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