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보이는 프로축구 승부조작

주전서 신인·고액연봉선수까지 대거 가담
6개구단 15개경기 추가로 밝혀내… 선수 등 63명 적발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에서 국가대표급과 각 구단의 주전급은 물론 신인선수들까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성희)는 7일 지난해 6월부터 10월 사이 열린 6개 구단의 K리그 15개 경기(리그컵 대회 2경기 포함)에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진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 총 63명(군검찰 9명 포함)의 가담자를 적발했다. 검찰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사기 혐의로 18명을 구속기소하고 39명을 불구속기소, 6명을 기소중지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가담 선수 46명, 전주·브로커 17명 등 총 63명 적발

검찰에 따르면 승부조작을 주도했거나, 전주나 브로커들로부터 대가금을 받고 스포츠복권을 구매해 4억원 상당의 배당금까지 챙긴 혐의로 전 국가대표 김동현(27·상무) 등 선수 46명이 적발돼 10명이 구속기소됐고 36명은 불구속기소됐다.

또 브로커들에게 선수매수 자금을 대면서 승부조작을 주도한 조직폭력배 정모(29)씨, 선수 매수자금 1억7000만원을 투자하고 복권을 구매해 단 한 번 승부조작으로 11억3000만원을 챙긴 같은 조직폭력배 김모(27)씨 등 전주와 브로커 17명 중 11명은 구속기소(8명)나 불구속기소(3명)됐고, 6명은 기소중지 처분됐다.

선수들은 승부조작 기여 정도에 따라 브로커로부터 1명당 1경기에서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5500만원을 받았다. 국가대표 출신 최성국은 상주상무에서 뛸 때 2차례 승부조작 경기에 가담해 1경기에서 400만원을 받아 불구속기소됐다. 부산아이파크 이모(29·불구속 기소) 선수는 전남 소속 당시 1경기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5500만원을 받았다.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 홍정호는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돈까지 받았으나 즉시 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1차 수사에서 구속기소된 상무소속 김동현은 8개 경기의 승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전주와 브로커들로부터 8000만원을 챙긴 것은 물론 스포츠토토에 불법 베팅해 4억원의 배당금까지 챙긴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은 승부조작이 이뤄진 6개구단 외 경남FC와 제주유나이티드, 인천유나이티드 등 3개 구단도 수사 중이다.

◆승부조작 만연…국가대표급, 고액연봉선수도 가담

이날 검찰이 발표한 프로축구 승부조작에는 국가대표급 선수와 고액연봉을 받는 명문구단의 간판급 선수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무려 15경기에서 승부가 조작됐다. 전북현대 염모(27)·부산아이파크 이모(32) 선수는 지난해 전남에서 뛸 당시 팀내 연봉순위 상위권에 올랐고, 다른 구단에서도 몸값이 비싼 주전급 연루자들이 적발됐다. 이는 승부조작이 범죄로 인식되지 못할 만큼 프로축구계에 만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부조작은 조직폭력배나 전주들이 기획하고 브로커 역할을 하는 전·현직 선수가 주도했으며, 출신학교와 팀 선후배 등 인맥이 있는 선수들이 포섭 대상이었고 경기 직전에 승부조작 대가금을 전달하는 수법을 써왔다. 대부분의 선수는 선후배 관계 때문에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한 번 가담하면 전주와 연결된 조직폭력배 등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다음 경기에도 승부조작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프로축구 승부조작 한 고비 더 남았다

검찰은 뒤늦게 승부조작 가담을 확인한 일부 선수들의 경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이번에 기소하지 못했다. 곽규홍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늦게 (승부조작이) 적발된 경기가 있어 다 수사하지 못했다. 7일까지 기소할 수 있는 건에 한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가 파악한 연루자를 100% 기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뒤늦게 제기된 승부조작 의혹은 계속 수사하겠다는 의미여서 사법처리 선수들이 더 생길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프로축구연맹이 정한 승부조작 자진신고기간이 일주일 연장되고 검찰수사가 확대됨에 따라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커졌다.

창원=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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