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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사건' 새로 밝혀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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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7-07 17:02:46 수정 : 2011-07-07 17: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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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 해병대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은 김 모 상병과 정 모 이병의 계획적인 공모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수사본부장 권영재 대령의 중간발표 이후 음주 사실, 김 상병과 정 이병의 공모, 총기 절취시 상황, 탄약통의 위치, 정 이병의 수류탄 소지 등이 추가 확인됐다.

해병대 총기사건 희생 장병 합동영결식 6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해병대 총기사건으로 숨진 해병대원 4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해병대장으로 열려 故 권승혁 상병의 유가족들이 운구 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범행 경위 = 김 상병은 사건 당일 오전 7시30분께 창고에서 소주 1병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이틀 전 밤 해안초소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중 편의점에서 구입해 창고에 숨겨놓은 2병 중 하나였다.

이후 김 상병은 정 이병을 창고로 불러내 함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 상병이 "000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정 이병은 처음엔 말렸지만 잠시 후 "소초원들 다 죽이고 탈영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이어 "지금 죽이자"면서 함께 창고 밖으로 나왔다.

김 상병보다 계급은 낮지만 나이가 한 살 많았던 000은 평소 근무성과가 좋아 선임자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김 상병이 000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본부 관계자는 전했다.

김 상병과 정 이병은 지난 6월 초에도 병영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휴가 때(7월 말 예정) 사고치자"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애초 고가초소로 가서 경계 근무자의 총기를 탈취하려 했지만 실패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황실로 향했다.

김 상병은 오전 11시20분∼35분께 모 일병의 소총 및 탄약(실탄 75발,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을 갖고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조사과정에서 발표된 탈취시간인 '오전 10시∼10시20분'에서 달라진 것이다.

당시 상황실 근무자는 3명이었지만 김 상병이 총기와 탄약을 갖고 나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생활관 복도에 있던 총기 보관함은 열려 있었다. 상황병은 소초 주변을 순찰하던 중이었고 상황부사관은 총기보관함을 열어둔 채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간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탄통은 간이탄약고 안이 아닌 그 위에 놓여 있었다. 당직병인 슈미트(관측장비의 일종) 운용병이 있었지만 김 상병의 절취 상황을 알아채지 못했다. 김 상병과 동기였던 당직병은 그의 등장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고, 눈치를 살피던 김 상병은 소리없이 탄통만 들고 밖으로 나왔다.

김 상병은 미리 빼낸 열쇠로 탄통을 열었다. 규정상 상근 예비역 2명이 하나씩 열쇠를 갖고 있어야 하지만, 해당 부대에서는 관행적으로 2개 모두 전투조끼에 넣어둔 채 예비생활관에 벗어두고 퇴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상병은 정 이병에게 수류탄 1발을 주고 고가초소를 폭파하라고 지시했다. 고가초소 근처까지 갔던 정 이병은 총성을 듣고는 겁이 나서 돌아왔다. 정 이병은 처음 총에 맞은 이승렬 상병의 피격사실을 고가초소에 소리쳐 알려준 것으로 조사에서 나타났다.

정 이병과 만나 그가 수류탄을 터트리지 못한 것을 안 김 상병은 "너랑 나랑 같이 죽는 거다"라면서 창고에서 수류탄 안전핀을 뽑았고, 정 이병은 순간적으로 문을 열고 달아났다.

◇범행 동기 = 이번 사건에는 '기수열외' 등 부대 내 악습과 선임병들의 가혹행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이병의 진술에 의하면 모 병장은 "병장은 하나님과 동급이다. 기독교를 왜 믿느냐 차라리 나에게 기도하라"면서 성경책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또 정 이병의 전투복 지퍼 부위에 '에프킬러'를 잔뜩 뿌린 뒤 불을 붙인 일도 있었다.

또 모 상병은 정 이병의 목과 얼굴에 '안티푸라민'을 바르고는 몇 시간 동안 씻지 못하게 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두 사람 중 이번 사건 사망자는 없다"고 말했다.

모 선임병은 정 이병에게 "제일 싫어하는 선임"을 묻고는 이를 당사자에게 전하는 바람에 정 이병이 구타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모 선임병은 이번 사건으로 숨졌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 조사 결과 김 상병은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에서 불안ㆍ성격장애ㆍ정신분열증 등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소초원들이 김 상병에 대해 '다혈질적이고 불안정, 나태함' 등으로 진술한 것으로 미뤄 부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김 상병 개인 사물함에서 발견된 메모에서는 '학교 다닐 때 문제아, 사회성격이 군대에서도 똑같아, 엄마 미안' 등 신상을 비관하는 내용이 발견됐다.

김 상병은 사고 당일에도 오전 7시께 다 함께 방송을 보던 중 000이 선임병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평소 자신만 소외받고 있다는 기분에 자살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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