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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지하수·쇠고기서도 방사성물질이… 다음은” 공포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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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01 23:13:45 수정 : 2011-04-01 23: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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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유출사태 갈수록 악화 일본 후쿠시마에서 재배된 농산물에 이어 쇠고기에서도 1일 방사성물질이 발견됐다. 원전 지하수에서도 처음으로 기준치의 1만배에 달하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방사능 유출사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나 정작 원전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작업자들은 방사선량 측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쇠고기, 지하수에서도 방사성물질


1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덴에이(天榮)에서 사육된 쇠고기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 수치는 1㎏당 510㏃(베크렐)로, 식품위생법상 잠정 규제치 500㏃을 넘는 수준이다.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발생한 이후 육류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이 쇠고기는 지난 15일 도축돼 가공센터 냉장고에 보관 중이며 아직 시중에 유통되진 않았다. 방사성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후쿠시마산 잎채소와 우유에 대해서는 정부가 섭취 및 출하를 제한했지만 육류에는 아직 이 같은 제한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지하수에서도 처음으로 기준치의 1만배를 웃도는 방사성물질이 나왔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31일 1호기 터빈실 부근 지하수에서 1㎤당 430㏃의 방사성 요오드 131이 검출돼 바다로 흘러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도쿄전력 측은 “대단히 높은 수치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지하수가 원전 외부로 나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방사성물질의 비산을 막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원전에 합성수지 접착제를 살포했다. 우선 4호기 서쪽과 5·6호기 북쪽 2곳에서 원액을 희석한 6만ℓ의 접착제를 2주간에 걸쳐 뿌려 본 뒤 확대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도쿄전력은 제1원전의 수소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원자로의 격납용기에 질소 주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이 밝혔다.

세계의 지원도 이어져 미국은 전날 생화학사고대응전담반(CBIRF) 대원을 지원키로 한 데 이어 전문가 3명을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목숨 건 결사대 “방사능 피하려 책상에서 새우잠”

방사능 유출이 갈수록 심각해지지만 원전에서 일하는 작업자 보호는 엉망이다. 하루 최대 180명이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휴대용 선량계 없이 작업하고 있다. 또 취침 시 오염된 바닥으로부터 보호하는 납 장비도 부족해 책상에서 새우잠을 잔다.

폭스뉴스 인터넷판은 원전복구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결사대 50인’ 가운데 한 명의 어머니와 나눈 전화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아들과 동료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죽기로 약속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 가운데 일부는 몇 주 또는 몇 달 내에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아들은 바닥에서 자는 게 두려워 책상 위에서 잔다고 했다”며 “하지만 사방이 고농도 방사능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걸 안다”고 덧붙였다.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현장에 투입된 작업원 가운데 100m㏜(밀리시버트) 이상 피폭된 사람은 모두 21명으로 집계됐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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