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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40㎞ 피난 권고에… ‘와규’ 축산지 이타테무라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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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01 21:40:51 수정 : 2011-04-01 21: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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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가계 지탱해준 소 두고 도망가야 하나” 일본의 ‘와규’(和牛: 일본산 쇠고기) 축산지로 알려진 후쿠시마(福島)현 이타테무라(飯館村)에 방사선 오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40㎞가량 떨어진 이 지역의 토양에서 피난기준을 넘는 방사선량을 측정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반경 30㎞ 밖은 아직 안전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현지 주민들은 불안과 동요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체인구가 약 6000명인 이타테무라는 원전사고 이후에도 현재까지 주민 4000명이 생활하고 있다. 강진과 쓰나미 때문에 문을 닫았던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이타테지점은 지난 주말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간노켄(菅野賢·39) 점장은 “(IAEA의 피난 권고로) 마을이 술렁이고 있다. 피난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서 “정부가 확실히 지시를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현지에 남고 싶지만 자녀 2명이 마음에 걸린다고 덧붙였다.

마을의 한 여성(59) 주민은 “집에서 고령자 2명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피난소 생활을 하기가 어렵다”면서 “지금까지 정부가 괜찮다고 말했는데 정말 쇼크”라며 불안해했다.

IAEA 발표는 이 지역 경제의 주축인 와규 축산농가에 충격을 주고 있다. 와규 90마리를 키우는 미우라 후토시(三浦太志·62)는 전날 차남 부부와 손자, 양친 등 일가족 7명과 가족회의를 열었다. 미우라 부부는 “가계를 지탱해준 소를 두고 도망갈 수는 없다”고 피난을 거부했으나 나머지 가족은 가나가와, 사이타마현 등의 친척집으로 피난하기로 했다. 미우라 부부는 방사선을 피하기 위해 옥외에서 작업시간을 되도록 줄여 소에게 물과 먹이만 주고 있을 뿐 다른 작업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일본농협(JA)의 이타테영농센터에 따르면 이 지역의 와규 브랜드 ‘이타테규’는 출하 수가 연간 800마리, 판매 총액은 약 3억엔(약 3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1㎏당 1700엔이었던 시세가 원전사고 후에 300∼400엔이나 폭락했다. 여기에 IAEA의 피난권고 발표까지 겹쳐 타격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농센터 관계자는 “30년 가까이 품종개량을 거듭해 육질을 향상시켜 시장평가를 높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주민들에게 침착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의 니시아먀 히데히코(西山英彦) 심의관은 “IAEA의 기준을 조사해보겠지만 국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바로는 현재까지는 피난할 필요는 없다”면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선량이 높아져 피난이 필요할 때 늦지 않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타테무라의 간노 노리오(菅野典雄·64) 촌장은 “정부가 피난지시를 내리기 전에는 마을을 떠나지 않도록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면서 “다만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는 일시적으로 마을 밖으로 대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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