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진이 일본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망이 엇갈린다. 미 외교협회(CFR)의 실라 스미스 선임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일본 경제를 파괴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미스 연구원은 ‘일본 쓰나미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일본이 장기 불황에 시달려 오다가 이번 사태를 맞음으로써 국가 채무를 줄이는 작업도 어렵게 돼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재정적자에 시달린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향후 일본의 경제활동이 위축돼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만 베흐라베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진으로 일본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겠지만 심각한 문제 없이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며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2일 보도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번 사태가 일본의 신용등급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BNP파리바는 일본 지진이 글로벌 경제회복세를 꺾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현재로선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진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는 데다 원전 폭발 가능성 등이 남아 있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속단하긴 어렵다는 우려가 적잖다.
이귀전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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