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南 5000여명 vs 北 수만명…함정도 170척 vs 375척 ‘두배차’
北 2007년부터 NLL 전력 증강…우세한 전력 믿고 잇단 무력도발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방어하는 우리 군 전력이 북한군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지난 수년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중심으로 전력과 장비를 대폭 증강시켜 온 사이 우리 군은 비슷한 수준의 전력조차 유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특히 연평도 해병부대는 북한 해안까지 타격할 수 있는 K-9 자주포를 6문밖에 보유하지 않아 인근의 북한 해안포 100문과 맞서기에 역부족이었다.
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연평도와 소연평도, 우도를 방어하는 해병대 연평부대는 병력 1200여명, K-9 자주포 6문, 105㎜ 견인포 6문, 90㎜ 해안포, M-48 전차, 20㎜ 벌컨포, 81㎜ 박격포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에 배치된 6여단은 병력 4000여명, K-9 자주포 6문, 155㎜ 견인포 10여문, 105㎜ 견인포 6문, 90㎜ 해안포, M-48 전차, 20㎜ 벌컨포, 4.2인치 박격포, 81㎜ 박격포 등이 있다.
이 중 K-9 자주포(사거리 40㎞)와 155㎜ 견인포는 북한의 황해도 해안까지 사격할 수 있으나 105㎜(사거리 약 11.5㎞)와 81㎜, 벌컨포 등은 사거리가 짧아 상륙하는 적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용도가 한정된다.
◇공격당한 자주포대 25일 연평도 K-9 자주포대 콘크리트 구조물에 북한군 포격 당시의 포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사곶과 해주, 옹진반도, 개머리, 무도 등 서해안 주요 기지와 섬에는 130㎜(사거리 27㎞) 및 76.2㎜(사거리 12㎞) 해안포와 152㎜(사거리 27㎞) 방사포, 170㎜ 곡사포(사거리 5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사정거리 83∼95㎞에 이르는 샘릿,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도 NLL 북쪽 해안가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
해군 전력도 큰 차이를 보여 서해 5도 지역을 관할하는 북한 서해함대사령부는 지난 5월 현재 13척의 잠수함과 362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함정 대부분은 170∼400t급의 경비정과 유도탄고속정, 어뢰정, 화력지원정 등 소형 전투함으로 해주와 사곶 등에 전진 배치돼 있다. 우리 해군은 경기 평택의 2함대사령부가 전투함 160척과 잠수함 10여정을 보유 중이지만 북한처럼 NLL에 전진 배치하고 있지는 않다.
◇포탄 잔해 25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된, 북한 연평도 포격에 사용된 포탄 잔해. 박상은 의원(인천 중구동구옹진군)이 군 당국에 반출증을 제출한 뒤 가져온 것이다. 이범석 기자 |
이후 북한은 이런 월등한 전력을 바탕으로 2009년 1월 NLL을 부정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11월 대청해전과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 등 끊임없는 도발을 이어갔다. NLL 월선도 서슴지 않아, 지난해 50회에 불과했던 월선은 올해 9월 말까지 90여회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남북 간 전력차는 ‘북은 공격하고, 남은 방어한다’는 식의 인식을 심어줘 장병 등의 정신무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뒤처진 전력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상 전력을 포함한 서해 5도에 전력을 대폭 증강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그 과정에서 전력 불균형 문제는 교전규칙 강화나 해·공군 등과의 합동성 강화 등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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