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다수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1~2명의 `낙마'는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당내에 확산함에 따라 지도부가 긴급 최고위원회의까지 개최하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민주당은 이재오 특임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부 장관 내정자 등 3명을 제외한 모든 청문대상자들을 부적격자로 판단하고, 자진사퇴하거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 이후 열린 비공개회의에서는 인사청문 대상자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데 참석자 다수가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회의에서 홍준표, 서병수 최고위원이 일부 `문제 후보'들에 대한 당 차원의 결단을 촉구한데 이어, 비공개회의에서도 일부 당직자들은 "자칫하면 당까지 죽는다"는 우려와 함께 특정 인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낙마' 대상자로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친이(친이명박)계, 친박(친박근혜)계 그리고 중립파의 핵심 인사들도 각각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남경필, 정두언, 전여옥, 정태근, 김정권, 구상찬, 진성호 의원 등은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일부 청문대상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한 데 이어 토론회 직후 오찬을 함께 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 지도부를 포함한 소속 의원 전원에게 토론회 발언 내용을 정리해 배포하는 등 `여론몰이'에 나섰다.
또 27일 본회의에 앞서 열릴 의원총회에서도 심각한 위법성이 드러난 몇몇 청문대상자에 대해 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력 주장하기로 했다.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안상수 대표는 오후 4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지도부는 애초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언론에 노출되면서 장소를 여의도 한 호텔로 급히 옮기는 등 보안 유지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안상수 대표는 1시간여의 회의가 끝난 뒤 "김 후보자가 결정적 하자가 있는건 아닌 만큼 인준안을 표결처리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내일은 총리 인준이 중요하니 결과를 보겠다. 장관 내정자들은 아직.."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김 후보자 인준표결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 김무성 원내대표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나러 갔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27일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투표를 하기로 이미 여야가 합의했다. 역대로 총리 인준투표를 안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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