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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중국, '천안함' 한 배 올라타긴 했지만… 여전히 '만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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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5-31 00:55:36 수정 : 2010-05-31 00: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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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공동 발표문’ 첫 도출
韓·日 양국 설득·압박에 “中 태도 일보진전” 평가
‘北·안보리’ 언급 피해… “北 비호 기본입장 견지” 지적
한국과 중국, 일본이 30일 3국 정상회의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지속적 협의와 적정한 대처를 합의한 것은 일단 ‘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진전의 ‘정도’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제3차 한중일 정상회의 이틀째인 30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3국 협력 사무국 설립 문서 서명식’에서 3국 외교장관들이 서명을 마친 후 서로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후쿠야마 데쓰로 일본 외무성 부상,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명박 대통령,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원자바오 중국 총리.
서귀포=남제현 기자
중국이 이날 천안함 사태를 직접 공개 언급하고 한·일과의 합의사항을 ‘언론공동발표문’ 형식으로 명문화한 것은 의미가 있다. 혈맹 관계인 북한을 의식해 고수해왔던 기존의 미온적 태도와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로선 중국 입장의 선회는 몰라도 변화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3국 정상회의에서 공동발표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동의한 것 자체가 ‘청신호’라는 게 청와대 분위기다.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3국 공통의 인식과 이해를 담았다”고 자평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중국은 공개적으로 북한 관련 언급을 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러워해서 ‘천안함 사태’ 얘기가 공동발표문에 들어가는 것도 조심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발표문은) 3국의 공통인식 가운데 가장 ‘보텀 라인(bottom line·한계선)을 끌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관계자는 “중국이 지난 28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반 걸음 다가왔다면 지금은 한 걸음 다가온 것”이라고 말했고, 핵심 참모는 “천안함 사태는 (3국 간) 합의가 어려운 사안인데 중국도 한 배를 탄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중국이 “책임있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변화의 징후로 해석된다. 북한을 비판하고 대북 제재를 준비하는 국제사회의 역할을 시사한다는 게 청와대 시각이다.

중국이 28일 한중 정상회담과 29, 30일 3국 정상회의에서 조금씩 ‘진전된’ 행보를 보인 데는 한·일 정상이 긴밀한 공조로 설득과 우회적 압박을 병행한 데 따른 영향이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 제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전쟁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자국이 (천안함과) 같은 방식의 공격을 받았다면 자위를 위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이 대통령을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회담 결과를 ‘기본적인’ 중국 입장의 변화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그 가늠자가 되는 ‘북한’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같은 단어 사용을 원 총리가 여전히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주변국과 국제사회 여론을 감안해 한쪽 발을 살짝 담그려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북한 비호’에 대한 속내는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원 총리는 가장 시급히 해결할 문제로 ‘긴장 해소와 군사적 충돌 방지’를 꼽고 “의사소통과 조율을 적절하게 하고 사태를 평화·안정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의 정치적 이익을 최우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이 ‘지속 협의, 적정 대처’를 약속한 만큼 ‘진정성’은 향후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얼마나 빨리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입장을 정하느냐가 1차 관건이다.

서귀포=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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