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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또…한국인 유학생, 괴한에 찔려 중태

입력 : 2010-03-08 13:43:40 수정 : 2010-03-08 13: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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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중이던 한국인 대학생이 러시아  청년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지 채 20일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우리 유학생이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교민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7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모스크바  유고자빠드나야의 한 상가 건물에서 심모(29) 씨가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하짐만 심씨는 피를 많이 흘려 중태에 빠졌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과 현지경찰은 흰 가면을 쓴 범인이 심씨를 기다렸다는 듯 일행과  헤어지자 갑자기 달려들어 목 부위를 겨냥해 흉기를 휘두른 점으로 미뤄 사전에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심씨는 교회 예배가 끝나고 생일을 맞은 교포 자녀 4명 및 다른 유학생 1명과 함께 노래방을 다녀오다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스킨헤드(극단적 외국인 혐오증을 가진 러시아 극우민족주의)의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정확한 진상 조사를 위해 현지 경찰 당국과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 현장에서는 지난주에도 외국인 1명이 피살된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 경찰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 혐오 범죄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극동 알타이 국립 사범대에 단기 연수를 나온 강모(22.광주교대  3년) 씨가 알타이주 바르나울시에서 현지 청년 3명에게 흉기 등으로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우리 유학생들이 스킨헤드 등 이른바 극우민족주의자 또는 인종 혐오주의자들의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2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0대 한국인 유학생 2명이 흉기에 찔려 부상했고, 2007년 2월에는 한국인 유학생 1명이 집단 구타를 당해 치료를 받다 한  달 뒤 숨졌으며 지난해 1월에는 단기 언어 연수 중이던 우리 여대생이 인화성  물질을 이용한 화상(火傷)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특히 여대생에게 화상 테러를 가한 범인 3명은 스킨헤드들로 10여 건의 인종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와 함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국수주의자와 네오나치주의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 현재 러시아  젊은이의 약 15%는 극우파에 동조하고 있으며 모스크바에만 20여 개 스킨헤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 역시 외국인 혐오 범죄 수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인종 차별적  범죄를 단순 폭행 사건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커 외국인 혐오 범죄가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강씨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바르나울 경찰도 유력 용의자 3명을 사건 직후 검거했지만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일부 피해자들은 보복을 두려워해 경찰 신고를 꺼리고 있어 인종 혐오 범죄 발생 건수가 통계치보다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지난해 인종혐오 범죄로 인한 사망자 수는 71명으로 2008년의 110명에 비해 3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우리 외교통상부는 강씨 구타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주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러시아 당국에 앞으로 유사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더 깊은관심을 갖고 예방 대책을 마련해 주도록  촉구했으며 국가정보원은 러시아 현지 교민, 유학생과 여행객들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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