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보선] “겸허하게 민의 수용 국정 흔들림 없을 것”

靑 공식반응은 자제

청와대는 28일 한나라당이 2석, 민주당이 3석을 차지한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여당이 사실상 패배한 선거여서, 내놓고 언급하기가 싫고 부담스러운 기류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겸허하게 민의를 수용한다”는 의례적 입장을 전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좀 더 잘하라는 국민의 채찍질로 받아들인다”며 “오만하지 말고, 또 긴장을 풀지 말고 더욱 국정에 전념하라는 뜻으로 새기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기존의 국정운영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 핵심 참모는 “우리는 ‘친(親)서민 중도실용’과 경제회복을 위한 국정운영을 뚜벅뚜벅 견지해나갈 것”이라며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해법이나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국정과제 추진은 재보선 결과와 상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경기 수원 장안 선거에 기대를 걸었던 만큼 실망과 아쉬움도 엿보인다. 정무수석실은 당과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곳의 승리 가능성을 ‘윗선’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막판까지 수원 장안의 박찬숙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5% 이상 앞서 승산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청와대 측에도 이를 알려줬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민주당 등 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정권 심판’으로 치장해 대정부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대응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여당이 수도권 2곳을 다 내주고, 충청권에서 패배했다는 점에서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허범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