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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사각지대'…학생ㆍ학부모 "안 갈 수 없지 않나" 26일 저녁 우리나라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

건물마다 3∼4곳씩 어학원이나 수학학원 등이 몰려 있는 이곳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학교를 마친 학생들로 붐볐다.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하루에 4천명이 넘게 나오는 등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입시철을 앞두고 사교육 열풍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은 것이다.

수시로 발열검사를 해 열이 있으면 해당 학생을 귀가시키고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 휴교에 들어가는 등 관리와 대응이 철저한 학교와 달리 학원은 신종플루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좁은 공간에 모여 감염 위험이 큰 데다 체계적인 관리도 되지 않아 학교보다 훨씬 감염이나 전파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학생은 불안해하면서도 학원만큼은 꾸준히 나간다.

국ㆍ영ㆍ수 학원에 매일 다닌다는 심모(17.여)양은 "학원에서는 열도 재지 않고 손 소독제도 어쩌다 뿌려주는 등 특별히 하는 게 없는데도 아이들이 빠지지 않는다"며 "빠지면 수업에 따라가기 어렵고 미리 낸 비싼 학원비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고2 짜리 아이를 둔 김모(49.여)씨도 "학원은 무방비 상태인 것 같지만 빠지면 그만큼 뒤처지는 것 같고 공부를 안 시킬 수도 없어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날 저녁 노원구 중계동의 학원가도 분주한 인도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외국어 전문학원에 다닌다는 정모(15.중3)군은 "학원에서 예방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데도 시험이 2주 정도 남아서 그런지 아이들 모두 열심히 나온다"고 전했다.

학교 같은 반에서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최모(17)군은 "학원은 어떤 아이가 신종플루에 걸렸는지 확인이 안 되니 더 걱정된다"며 "하지만 부모님은 학원비 낸 것도 있고 학원에 감염자가 있는지 잘 모르니 학원에 못 가게 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학원에 대한 불안감이 전혀 없는 학생도 많았다.

김모(15)군은 "신종플루 때문에 학원에 오는 게 불안하지는 않다. 친구들도 신경 안 쓰고 다들 무덤덤해진 것 같다"고 했으며, 정모(14.여)양은 "주변에 신종플루에 걸린 아이들이 금방 낫는 것을 보고나니 위험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학원 측은 학교보다 감염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체계적인 관리는 어렵다는 입장이며, 휴원 등 극단적 조치는 아예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한 특목고 전문 입시학원 원장은 "여태까지 5∼6명이 의심 증세를 보여 다 나을 때까지 학원을 쉬었다"며 "입시철이 다가오면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특별한 추가 대응책은 없고 앞으로도 똑같이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대치동의 모 수학학원 원장은 "신종플루에 학원만큼 예민한 곳도 없지만 학교처럼 강제로 체온을 측정할 수 없어 조치에 한계가 있다"며 "학원도 정부 인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비용이나 행정적 지원으로 학생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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