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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동 2호 이어 또 추락… ICBM 능력은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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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06 13:08:40 수정 : 2009-04-06 13: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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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발사보다 사거리 증강 비중땐 소기 성과
韓·美·日 “발사 시도 자체 문제… 제재 불변”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번 발사는 2006년에 이어 또다시 실패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북한이 그동안 인공위성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공을 들여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실패는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패냐, 절반의 성공이냐=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 로켓의) 1∼3단계 탄체가 모두 해상에 (탄착하거나)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3단계 추진체가 바다에 떨어졌다는 것은 로켓에 실린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 사실상 인공위성 발사가 실패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도 “미국이 궤적을 분석한 결과, 로켓의 1단계 추진체는 동해에, 2단계와 그 윗부분은 한꺼번에 태평양에 떨어졌다”면서 “2단계와 3단계 추진체가 분리됐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의 북미우주방공사령부도 “1단계 추진체가 동해에 떨어졌고, 발사체 머리 부분과 함께 나머지 추진체는 태평양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이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보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증강에 비중을 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는 1998년 발사한 대포동1호의 2단계 로켓이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1646㎞ 떨어진 지점에 낙하한데 반해 이번엔 일본 정부가 추적한 북 로켓의 2단계 추진체가 약 3100∼3200㎞까지 날아가 기술적인 면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고위당국자도 “북한이 처음부터 인공위성의 지구 궤도 진입보다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려 ICBM 시험에 나선 것이라면 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황의돈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중장)은 이날 국방위 보고에서 “탄두 크기로 볼 때 이란이 최근 발사한 위성체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위성 운반용 로켓 ‘사피르2호’에 인공위성을 실어 성공적으로 발사한 바 있다.

◆궤도 진입 실패 어떻게 작용할까=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해도 국제사회의 논의 방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한미 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관심은 처음부터 인공위성이 아니라 그것을 싣고 가는 발사체에 있었다”면서 “비록 궤도 진입은 실패했다 하더라도 ICBM을 쏠 수 있는 능력을 보였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관심사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보혁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한·미·일은 북한의 발사 시도 자체가 문제라고 봤다”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8년에도 북한의 광명성 1호는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파편이 알래스카 인근에서까지 발견되며 북한의 발사능력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김 소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는 소기의 성과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위성의 궤도 진입 여부와 관계없이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보인 북한은, 앞으로 이를 지렛대 삼아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진·이상민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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