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헌법소송을 준비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어서 국제중 설립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국제중에 대비해온 학원들은 시교육위가 내년 3월 국제중 개교를 허용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국제중 지정ㆍ고시 = 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위원회의 동의안 처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대원중과 영훈중을 특성화중학교로 지정ㆍ고시했다.
학급 수는 학교당 15학급(학년당 5학급)이며 학생 모집은 서울에 한정된다.
김경회 시교육청 부교육감은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정ㆍ고시를 신속히 단행하게 됐다"며 "두 학교가 특성화 운영 취지에 맞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애초 내달 3일 지정ㆍ고시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국제중 설립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내달 3일까지 대원중과 영훈중이 전형요강을 제출하면 6일 전형요강을 승인하고 동시에 대원중과 영훈중을 자율학교로 지정할 계획이다.
학생 선발은 12월 초 시작되는데 12월 8~10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1단계 서류심사, 2단계 면접, 3단계 추첨을 거쳐 12월 27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이날 오전 시교육위 본회의에서는 이부영 교육위원이 표결을 재차 요구해 거수 투표가 실시됐으나 의장을 제외한 14명 중 찬성 11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결정이 번복되지는 않았다.
◇ 헌법소원 청구 등 강력 대응 =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시교육위의 결정에 반발해 내주 초 중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참교육학부모회 박범이 서울지부장은 "교육위원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동의안을 가결시킨 건 자신들이 공정택 교육감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며 "지정ㆍ고시가 나면 바로 헌법소원 청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지난달 25일부터 시교육청이 국제중 지정ㆍ고시를 단행할 경우에 대비해 헌법소원 원고인단을 모집, 1천6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제중에 특정 계층의 학생들만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헌법에서 보장한 교육의 기회균등 원칙을 침해하고 있고 국제중 추진 과정에서 연구ㆍ검토와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 문제 등을 소송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전교조 송원재 서울지부장은 "시교육위의 지적 사항이 며칠 사이 해결된 것도 아닌데 결정을 번복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시교육위가 보수진영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교육자치에 종언을 고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 학원들 안도의 한숨 = 국제중 대비 학원들은 진통 끝에 내년 3월 국제중 설립이 결정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산 소재 국제중 전문 S학원 관계자는 "국제중 동의안 심의가 보류됐을 때 학원들에 학부모의 항의전화가 잇따랐다"며 "아무래도 국제중이 처음 만들어지다 보니까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1차 학교장 추천, 2차 면접, 3차 무작위 추첨이라는 선발 방식은 좀더 다양한 학생들에게 응시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발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강남의 T학원 관계자는 "국제중 설립이 보류됐다는 소식에 특히 6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많이 실망했었는데 이제는 상당히 안도했을 것"이라며 "학원들 입장에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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