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남편 탤런트 안재환…주택가 車안서 숨진채 발견

유서 남겨… 사업실패 등 비관 자살 추정

개그우먼 정선희씨의 남편인 탤런트 안재환(36·사진)씨가 8일 오전 9시 10분쯤 서울 노원구 하계1동 주택가 골목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을 발견한 목격자는 “검은색 그랜드 카니발 차량이 며칠째 주차돼 있는 게 이상해 유심히 살펴 보니 뒷좌석에 누워 있는 남자 시신이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차 안에서 연탄 두 장이 발견됐고 그중 한 장은 완전히 연소된 점과 빈 소주병 두 개와 함께 안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안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안씨의 사망 원인은 연탄가스 중독으로 보이며, 시신의 부패 정도로 보아 사망한 지 2∼3일 경과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유서를 남긴 점과 발견 당시 차 문이 모두 잠겨 있었던 점 등으로 미루어 자살 가능성이 크며, 현재까지 타살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씨는 부인에게 남긴 2장짜리 유서에서 “선희야 사랑해. 빨리 발견되면 장기는 기증할거야. 부모님께는 빨리 가서 죄송하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씨의 사망원인은 부부관계 등의 문제보다는 사업 비관에 따른 자살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동 주택가 골목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안재환(36)이 타고 있던 차량 주변에 경찰의 통제선이 쳐져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안씨의 차량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의 통화 기록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21일 오후 10시10분쯤 부인 정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미대에서 공예를 전공한 안씨는 1996년 MBC 공채 25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 ‘엄마야 누나야’, ‘비밀남녀’, ‘눈꽃’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2006년에는 삼성동에 대형 바를 오픈하고 신발 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가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주성대 방송연기영상과 겸임교수를 맡는 등 연기 외적인 활동에 주력하며 한동안 방송 활동이 뜸했다.

안씨는 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씨와 결혼하면서 동갑내기 연예인 커플로 화제를 모았고 결혼 직후 함께 색조화장품 브랜드를 홈쇼핑을 통해 출시하는 등 사업에서도 보조를 맞췄다.

안씨는 그러나 최근 사업 실패에 따른 재정난으로 각종 루머가 불거졌고 건강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의 시신은 서울 노원구 태릉마이크로병원에 안치됐다.

정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남편 안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정씨가 맡은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은 동료 개그우먼 김효진씨가 대신 진행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진행될 예정이던 MBC TV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날’ 녹화에도 불참했다.

정씨 측은 “정씨가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고 넋이 나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정씨의 매니저 최광희씨는 “두 사람의 불화설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고 “부부가 상대방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귀가할 정도로 금실이 좋았다”고 말했다.

심재천·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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