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최순실, 박 대통령 연설문 미리 받아봤다”

관련이슈 최순실 게이트

입력 : 2016-10-24 21:49:54 수정 : 2016-10-27 13:45:3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무실 PC 저장 파일 200여개 / 청 관련 내용·각의 발언 등 포함 / 사전에 수정된 흔적도 곳곳 발견 / 이원종 ‘사실 무근’ 발언과 배치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44건을 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입수해 봤다고 JTBC가 보도했다.

24일 JTBC에 따르면 최씨의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된 200여개의 파일 대부분이 청와대와 관련된 내용이며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연설문과 국무회의 발언 등이 상당수 포함됐다.

이는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40)씨가 “최순실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대통령)연설문 고치는 일”이라고 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원종 비서실장)이라며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한 것과 배치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이른바 ‘통일대박론’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은 연설을 하기 하루 전에도 최씨가 해당 연설문을 받아봤다고 JTBC는 보도했다. 드레스덴 연설문은 대북관계 로드맵이기도 해서 극도의 보안 속에 발표된 자료였지만 최씨는 하루 전에 원고를 받아봤다는 얘기다.

앞서 2013년 8월 5일에 전격 단행한 청와대 비서진 교체와 관련한 자료도 마찬가지다. 최씨의 PC에서 발견된 ‘국무회의 말씀’(2013년 8월4일 오후 6시27분 열람)이란 제목의 문건에는 청와대 비서진 교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 문건의 내용대로 청와대는 다음날 허태열 비서실장을 비롯해 4명의 수석비서관을 교체했다. 역시 철통 보안 속에 이뤄지는 대통령의 인사 결정을 최씨는 미리 알고 있었던 셈이다.

대통령의 연설문이 최씨가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PC에서 사전에 수정된 흔적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21차 수석비서관회의’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곳곳에 밑줄이 쳐져 있고 내용 순서를 바꾼 흔적이 역력했다. 박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을 앞두고 개최된 수석비서관 회의 자료로 2013년 10월 31일 오전 8시 19분에 아이디가 ‘유연’인 PC에서 마지막으로 수정됐다. 유연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이다. 당시 수석비서관 회의는 1시간 40분쯤 지난 같은 날 오전 10시에 열렸다. JTBC는 다만 파일을 최씨가 직접 고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씨에게 해당 문건들을 전달한 장본인은 청와대 내부 인사가 유력한 가운데 박 대통령과 최씨 모두 신뢰할 만한 인사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