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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 투기… '9·3 개각' 후보자들의 꼬리문 의혹들
청와대의 인사검증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갖가지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어서다. 청와대는 지난 3일 개각을 단행하면서 무엇보다 ‘검증’에 자신감을 보였던 터다. 청문회 대상자 8명(민일영 대법관 후보자 포함)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가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하기는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야권에선 ‘위장전입 내각’이란 비아냥까지 나온다.

◆청와대 검증, 문제 없었나=청와대는 9·3 개각 과정에서 유난히 검증을 강조했다. 검증 과정에서 스스로 그만둔 사람이 여럿 된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청와대의 이 같은 검증 강화는 지난 6월 검찰총장 후보로 내정된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스폰서 논란’에 휘말리며 낙마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달 초 공직 후보자의 자기검증 강화를 골자로 한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했고, 이에 따라 고강도 검증 작업을 벌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시작되고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자 곤혹스런 모습이다.

청와대는 일단 검증과정에서 대부분 확인한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청와대 민정라인 관계자는 15일 “언론에 제기된 문제들은 대부분 검증과정을 거친 것으로 본인 소명까지 받았다”며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위장전입과 관련해선, “부동산 투기의 목적이었냐, 자녀 교육을 위한 것이었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 시대 사람이면 누구도 위장전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위장전입’ 임을 알았지만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검증 자체보다도 업무 수행 능력과 자질을 판단하는 ‘잣대’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정라인 관계자는 “청문회라는 2차 검증과정이 있지 않느냐”며 “청문회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자고 나면 새롭게 나오는 의혹들=이번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장관 후보자 6명,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 등 8명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의혹에 휘말리지 않은 사람은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 1명뿐이다.

정 후보자에 대해선 부인의 위장전입뿐만 아니라 고령(31세) 병역 면제, 공무원법상 겸직규정 위반, 탈세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청와대는 특히 이번 개각에서 정 후보자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청문회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날 정 후보자가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실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춰 적는 ‘다운계약서’를 작성, 수천만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앞서 14일엔 정 후보자가 지난해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임대수입과 강연료, 원고료, 자문료 등 기타수입을 누락, 탈세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 측은 세금 탈루 의혹을 부인했다. 또 정 후보자가 대학 당국의 허가 없이 인터넷서점 ‘YES24’의 고문을 맡아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의혹과 고령 병역 면제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내각 후보자들에 대해 제기된 의혹 중에선 위장전입이 가장 많았다. 임태희 노동장관 후보자는 12·13대 총선 때 공무원 신분임에도 장인의 지역구로 두 차례 주소를 옮긴 사실 때문에 ‘투표권 행사를 위한 위장전입’이란 의혹이 제기되자, “가족사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는 장남이 원하는 고교에 배정받기 위해 배우자와 장남이 위장전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지난 14일 인사청문회를 치른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 역시 부인인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위장전입 문제로 집중 추궁을 당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는 공직사회 전체의 낮은 도덕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기자 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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