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언론부터 앞장서야 가정과 사회, 삶의 현장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정생활교육과 건강한 가정문화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한 남자와 여자는 사회적 기능을 잘 할 방법을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배우고 익힌다. 또한 그들은 가정의 가치관·습관·문화를 적용해 원만한 인간관계와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직장과 사회의 일원으로 행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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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영 선문대 교수·가족치료학 |
그러나 급격하게 변화한 우리 사회는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생활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를 단기간에 가정에서 확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각 공공기관과 언론기관이 앞장서 가정생활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해야 한다. 동시에 공공기관 등은 가정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줄 가정문화사업팀을 꾸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고 기능적인 역할에 충실한 가정이 되도록 문화운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다음의 사항을 유념하면 좋을 것이다.
첫째, 가정생활교육은 가족생활주기에 맞게 예방교육적 차원에서 해야 한다. 현대는 가부장적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했고 단독가족, 한부모가족 등으로 가정의 역할모델이 사라지고 있다.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능을 배울 기회가 박탈됐기에 교육이 꼭 필요한 입장이 됐다. 따라서 다양한 가족구조로 남녀의 만남, 결혼, 자녀양육, 노년으로 이어지는 가족생활주기에 따라 결혼준비 교육, 자녀교육 방법, 노년대비 교육, 죽음준비 교육 등 여러 영역에 교육과 상담, 코칭, 멘토링 등이 이루어져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다문화가정, 탈북자 가정에는 결혼준비를 비롯한 언어와 문화교육 등이 필요하고 자녀양육과 관련한 육아 교육, 고부갈등 해소책 및 국내 정착에 필요한 교육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둘째, 언론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가정생활문화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자신감이 넘쳐나고, 개인의 역량을 직장과 국가에 최대한 드러낼 힘이 나온다.
미국의 교회에서는 이혼율을 낮추기 위해 지역사회와 연합해 결혼구조대를 결성하고, 목회자가 주례하기 전에 반드시 7주간의 교육과 상담을 하게 했다. 그 결과 이혼율이 10% 정도 낮아졌다. 이는 교회가 가정생활문화운동을 실천한 것이다. 최근 평생학습 전문업체인 ‘휴넷’은 가정경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아버지학교’를 온라인 강좌로 개설했고 300여명이 참여해 가정에서의 행복과 직장의 만족을 함께 높일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언론기관과 각종 정부 및 교육기관에서 가정생활교육을 주도하고 가정이 사회적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가정문화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셋째, 다문화가정과 탈북자 정착 및 가정생활을 위한 교육운동을 하루빨리 전개해야 한다. 언론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은 문화적·이념적 갈등 문제를 조정하고 여러 분야에서 통합해 화합과 평화의 새 문화를 만들어내는 문화 재창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한국 문화의 우수성만을 강조해 동화시키려고 하거나 모국의 문화만을 고집해 혼란에 빠질 때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문화교육도 필요하다.
특히 조선족과 탈북자 가족들은 이별의 상처, 민주와 공산 체제의 갈등과 극복과정에서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을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성장 발전을 통해 남북통합에 기여하는 가정생활교육이 되도록 여러 기관 모두가 힘을 모으는 노력이 절실하다.
가정의 달 5월이다. 이제 새로운 가족문화가 싹트고 21세기를 이끌어가는 가정생활교육과 새 문화를 만들어낼 가정문화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길 고대해본다.
오규영 선문대 교수·가족치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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