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2일 세계일보가 교육과학기술부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사회1’ 15종, 고등학교 ‘한국지리’ 6종 등 지리 내용을 다룬 교과서 21종을 전수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사회1은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이 필수로, 한국지리는 고교 2, 3학년생이 선택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 검정 교과서 중 절반이 넘는 11개(중 7개, 고 4개)에서 전체 국토 면적이나 남한 면적을 실제보다 좁게 기술했다. 간척사업으로 넓어진 국토 면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교과서마다 면적이 들쭉날쭉했다.
국토해양부의 ‘2009년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면적은 전체 22만3273㎢, 남한 10만140㎢이다.
이들 가운데 교학사 등 7종은 이미 20여년 전에 국토 면적이 22.2만㎢를 넘어섰는데도 22.1만㎢로 싣고 있다. 특히 대교에서 출판한 중학교 사회1의 경우 ‘여러 나라의 크기’ 단락 중 16쪽에서 우리나라 전체 면적을 1960∼70년대 수준인 22만190㎢로 잘못 기술했다. 서울의 5배, 제주도의 1.5배가 넘는 국토 면적(3083㎢)을 실제보다 줄인 셈이다.
아울러 국토 면적을 누락한 교과서도 3개(중 2개, 고 1개)나 됐고 나머지 4개(중 3개, 고 1개)는 국토 면적을 다소 모호하게 다뤘다.
검정 교과서 중에서 국토 면적을 전체 22.3만㎢, 남한 10만㎢로 바르게 기술한 것은 중학교 교과서 3개뿐이었다. 내용이 더 충실할 것으로 기대됐던 고교에선 합격점을 받은 교과서가 하나도 없었다.
우리나라 섬(육지 내 섬 제외)의 숫자에선 혼란이 더 심했다. 섬 숫자를 다룬 6개 교과서(중 3개, 고 3개)에서 3000여개, 3200여개, 3400여개, 4400여개로 제각각이었다. 더욱이 이들 섬이 남한만의 섬 숫자인지, 남북한을 모두 합친 섬 숫자인지 개념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토 면적, 섬 숫자와 같은 기본적인 통계가 맞지 않는 것은 교과서에 대한 검정 과정이 충실하지 못한 데다 정부의 공식 통계가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국토 면적은 통계청과 국토부가 서로 다르다. 섬 숫자는 행정안전부와 국토부 자료가 상이하고, 같은 부처라도 조사할 때마다 숫자가 들락날락한다. 남한의 섬 숫자가 남북한을 합친 섬 숫자보다 더 많은 것으로 발표되는 경우도 있다. 말하자면 정확한 섬 숫자는 정부도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이란 얘기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자료를 받아 교과서의 틀린 내용을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연국 선임기자 byko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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