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창 뛸 때인데…일없어 ‘서러운 30대’

입력 : 2009-07-17 19:52:49 수정 : 2009-07-17 19:52: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우리나라 노동력의 허리인 30대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청년인턴제, 희망근로사업 등 정부 일자리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11년 만에 최악의 실업사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팔선’(38세까지만 버티면 선방), ‘삼초땡’(삼십대 초반이면 명예퇴직 대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시중에 나돌 정도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취업자가 작년 동월 대비로 지난 5월 21만1000명이 준 데 이어 6월에도 19만9000명이나 격감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6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39만3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30대 실업률 3.8% 역시 6월 기준으로 1999년(5.8%) 이후 가장 높다.

30대 취업난은 다른 연령대와도 확연히 대비된다. 청년인턴제에 힘입어 10대와 20대는 지난달 취업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작년 동월보다 2만∼5만명가량 주는 데 그쳤다. 더욱이 40대는 2만6000명 감소에 머물렀고, 50대와 60세 이상은 희망근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취업자가 각각 17만명, 13만명 늘었다. 30대 취업자 감소폭이 전연령층(9만7000명, 고용이 증가한 50세 이상 제외)의 두 배가 넘는 셈이다.

30대의 불운은 외환위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10여년 전 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뒤 힘들게 취업 문턱을 넘은 사회 초년생들이 많은데, 이번에 제2의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40대와 더불어 우리 경제의 주축을 형성하는 30대의 고용이 불안해지면 기업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한다. 취업자 비중(6월 기준)으로 따져 30대 24.6%, 40대 27.5%로 두 연령층이 전체 근로자의 절반을 넘는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숙련된 근로자인 30대의 실업은 기업에선 생산성 저하, 국가적으론 산업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지만 지금 정부 대책의 초점이 취약계층에 맞춰져 30대까지 지원할 여력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유훈 현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0대 고용 문제는 단기 대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서 전직이 쉽도록 고용 알선 활성화 등 기존의 중장기 대책이 잘 굴러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나연 '깜찍한 브이'
  • 나연 '깜찍한 브이'
  • 시그니처 지원 '깜찍하게'
  • 케플러 강예서 '시크한 매력'
  • 솔지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