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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C 부실 경영 방치한 방문진, TBS의 추락 안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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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11 23:11:59 수정 : 2024-09-11 23: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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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건물. 뉴스1

감사원이 어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상대로 실시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MBC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개발 펀드에 105억원을 투자했으나 전액 손실로 처리됐다. 미국프로야구(MLB) 월드 투어 방송권 등 확보에 거액을 쏟아부었지만, 본전도 못 챙겼다. 그로 인해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했는데도 MBC 관계사인 MBC 아트는 2022년 임직원 임금을 되레 인상했다. 또 대구MBC는 무려 200억원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출연했다고 하니 세상에 이런 복마전이 어디 있겠는가.

 

이처럼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최승호, 박성제 사장 임기 내내 MBC의 방만한 경영으로 큰 손해가 발생했음에도 방문진은 손을 놓고 있었다니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감사원이 방문진에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등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준 것은 지극히 타당한 조치라고 하겠다.

 

문제는 현 방문진 이사진 다수가 감사원의 경고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원래 8월13일 임기가 끝날 예정이던 권태선 이사장 등 6명의 후임자를 선임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권 이사장 등은 “2인 체제 방통위의 결정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이 본안 판결에 앞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권 이사장 등은 임기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방문진 임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감사원에서 뭐라고 하든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만 믿고 지금처럼 버틸 가능성이 크다. 특정 진영에 편향된 보도를 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 온 MBC의 파행이 대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그간 특정 진영에 치우친 보도로 일관해 온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책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평가할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방문진과 MBC는 현재 TBS(서울교통방송)가 처한 현실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교통과 무관한 정치 방송으로 변질하며 편파 논란에 휩싸인 TBS는 최근 서울시의 지원금 지급 중단에 따라 민영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를 두고 “공영방송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문진과 MBC는 TBS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 방문진과 MBC 스스로 체질 개선을 할 의지가 없다면 민영화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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