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사격 대표팀 ‘간판‘ 박진호(47·강릉시청)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로 우뚝 섰다. 올해 창원에서 펼쳐진 월드컵에서는 5관왕에 올라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2024 파리 패럴림픽을 앞두고 박진호에게 남은 염원은 패럴림픽 금메달. 2020 도쿄 패럴림픽 당시 복사에서 단 0.1점 차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기억이 있다.
3년간 절치부심한 박진호가 패럴림픽 ‘2관왕’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진호는 3일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쏴 중국의 둥차오(451.8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달 31일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종목에서 우승한 그는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패럴림픽 신기록도 하루에 2개나 작성하며 새역사를 썼다. 박진호는 결선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세르비아 라슬로 슈란지가 세웠던 기존 패럴림픽 결선 기록(453.7점)을 갈아치웠고, 본선에선 1200점 만점에 1179점(슬사 392점, 복사 394점, 입사 393점)을 쏴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주성철이 세운 패럴림픽 본선 기록(1173점)을 깼다. 박진호의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은 3일까지 금메달 4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로 종합 순위 14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금메달 5개를 목표로 내세웠다.
박진호는 경기 뒤 “처음 시상대에 올랐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며 “내 이름이 호명되는 걸 듣고 나니까 ‘정말 2관왕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진호의 도전은 아직 남았다. 그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스포츠등급 SH1에서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그는 “패럴림픽에 한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시 다음 경기도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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