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작업 중, 재산피해 늘 수도
전기차에서 난 불을 끄는 데 8시간이 넘게 걸린 인천의 대단지 아파트에 주민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사고 당시 정전이 발생해 아파트 전체 14개 동 1581세대 중 5개 동 480여세대의 전기 공급이 끊겼고, 이로 인해 때아닌 피난생활에 나선 것이다.
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15분쯤 서구 청라동의 모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나 8시간20분 만인 오후 2시35분쯤 잔불을 정리하고 진화됐다. 이 불로 영유아를 포함해 23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옮겨졌으며, 차량 40대는 불에 탔고 100여대는 열손과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특히 정전에 따른 480가구에 사는 주민들이 서구와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행정복지센터 등의 임시시설로 대피했다. 현장에는 주민들이 머물 수 있는 천막이 설치됐고 각종 생활용품과 음식이 제공 중이다. 일부는 가족·지인의 도움을 받거나 별도 거처를 구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지하주차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곳에서는 하루 전인 1일 주차된 차량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가 갑자기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지하주차장에서 검은 연기가 쉼없이 올라오며 아파트를 뒤덮어 입주민 수백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177명과 물탱크 등 장비 80대를 동원했다. 불을 끄던 소방대원 1명은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인천소방본부 측은 정전된 480가구의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며, 재산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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