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배경 학생, 별도 교육에 ‘낙인 효과’ 차별 위험
비이주 배경 학생 ‘역차별’ 받을 수도…
이주 배경 학생(다문화 학생)이 전교생의 30% 이상인 초‧중‧고교가 전국에 350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주 배경 학생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이주‧비이주 배경 학생 모두에게 학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이런 학교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교육개발원 윤현희 연구위원 등이 작성한 ‘이주민 밀집지역 소재 학교 혁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주 배경 학생이 전교생의 30% 이상인 초‧중‧고교는 전체 초‧중‧고교 1만1819개교 중 350곳으로 2.96%를 차지했다.
이주 배경 학생이 30% 이상인 학교는 2018년 250개교에서 5년 만에 40% 증가했다.
전체 학교 대비 비율은 2.15%에서 0.81%포인트 높아졌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전교생이 100명 이상이면서 이주 배경 학생이 30% 이상인 학교를 '다문화 학생 밀집학교'(밀집학교)로 정의하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12개 지역, 87곳이 밀집학교로, 전체 초·중·고교 대비 비중은 0.74%로 축소된다.
다만 밀집학교는 2018년(23개교)과 견주면 278.26%나 늘어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이주민 밀집지역(이주민 인구 비율이 5% 이상인 지역)에 소재하면서 이주 배경 학생 비율이 30% 이상인 곳은 총 10개 지역, 100개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주 배경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경기 안산의 A 초등학교로, 이주 배경 학생 비율이 97.4%에 달했다.
이주 배경 학생 비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이주·비이주 배경 학생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주 배경 학생들만 별도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낙인 효과'가 발생해 이주 배경 학생들이 더욱 차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주 배경 학생에게 교육 지원이 집중되다 보면 비이주 배경 학생이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이주민 밀집 지역 소재 학교에서 모든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다문화 교육정책에 기반한 학교 비전과 목표 설정, 교육활동 계획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사의 다문화 교육·다문화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성 신장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주민 밀집 지역 학교 전보와 관련해 교원 인사정책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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