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조 탈퇴 강요 의혹·수사정보 거래 의혹 등 조사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소환조사에 여러 차례 불응한 허영인(74) SPC그룹 회장의 신병을 강제로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2일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4/04/02/20240402503994.jpg)
검찰은 이날 오전 8시께 허 회장이 입원해 있던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영장을 집행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지난달 검찰로부터 세 차례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같은 달 25일 검찰청에 출석했으나 가슴 통증을 호소해 조사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
검찰은 전날에도 허 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건강상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 출석이 어렵다"며 불응했다.
이에 검찰은 허 회장의 소견서 등 불출석 사유의 타당성과 혐의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4/04/02/20240402504933.jpg)
검찰은 SPC가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고, 해당 노조위원장 A씨에게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를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게 한 것으로 본다.
검찰은 먼저 구속기소한 황재복(62) SPC 대표이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SPC가 검찰 수사관을 통해 수사 정보를 빼돌린 과정에 허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020년 9월∼2023년 5월 황 대표, 백모(구속기소) SPC 전무가 공모해 검찰 수사관 A(구속기소)씨로부터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 등 각종 수사 정보를 빼돌리고 그 대가로 62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정황을 확인했다.
당시 검찰은 허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이었다.
검찰은 최장 48시간 동안 허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그룹 차원의 부당노동행위와 수사관과의 금품거래 사실을 알았는지, 이를 지시 혹은 승인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허 회장의 조사 내용과 태도, 그간의 정황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