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1.7만가구 풀려… 2023년 3배
잠원 메이플자이 청약 5만명 우르르
대형이벤트 탓 홍보 효과 저조 우려
일부는 총선 이후로 분양 미룰 가능성
PF 부실 등 청약심리에 부정적 영향
분상제 적용·대형 단지 수요 몰릴 듯
입춘을 겨우 지난 아파트 분양시장에 이례적으로 많은 물량이 쏟아지면서 2월 기준 역대 최다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청약홈 개편과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등으로 인한 한시적 현상이라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평가가 있지만, 2년7개월 만에 서울 핵심 강남·서초권에서 나온 잠원동 ‘메이플자이’에 5만명가량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올해 남은 기간 전체 시장 분위기에 훈풍이 불지 기대된다.
◆지난해 3배 물량, 실적으로 이어질까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달에 전국에서 36개 단지, 3만645가구(임대 포함)의 신규 아파트가 선을 보인다.
특히 수도권 2월 분양 예정 물량은 1만6645가구로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래 2월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 예고됐다. 권역별로는 경기 8700가구, 서울 4485가구, 인천 3460가구 순이며, 수도권 물량은 1월(1만7255가구)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동기(5435가구) 대비해선 3배 늘었다.
경기에서 ‘북수원이목지구디에트르더리체(2512가구)’ 등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린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지 인근인 용인 처인구에서도 1833가구 규모의 청약 물량이 쏟아진다. 최근 교통 호재로 주목받는 김포에서도 ‘김포북변우미린파크리브(120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은 최근 평균 경쟁률 442.3대 1로 1순위 청약을 끝낸 메이플자이를 시작으로 ‘그란츠리버파크(407가구)’, ‘더샵둔촌포레(572가구)’ 등 강남4구 단지들이 분양에 나선다. 분양이 예정된 사업장 대부분은 500여가구 안팎의 중소 규모 단지다.
인천은 ‘e편한세상검단에코비스타(732가구)’,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2728가구)’ 등 신도시 단지가 눈에 띈다. 특히 연수구 송도동에 물량이 집중됐다. 총 8개 단지 중 5개가 송도신도시에 있다.
지방은 1만400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광주(4045가구), 충북(2330가구), 전북(1914가구) 순이며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인 광주 송하동 ‘송암공원중흥S클래스SK뷰(1575가구)’와 재개발 사업으로 분양되는 충북 청주 사직동 ‘힐스테이트어울림청주사직(2330가구)’, 전북 전주 서신동 ‘서신더샵비발디(1914가구)’ 등이 이목을 끌고 있다.
대전, 울산, 강원, 경남, 세종 등 5개 지역에서는 분양 예정 단지가 없다.
또한 전국 2월 분양 예정 물량은 2000년 조사 이래 최대 규모다. 다만 총선 이후로 일정을 미루는 단지가 있을 수 있어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3, 4월은 분양 성수기였지만 3월 청약홈 개편과 4월 총선 등 대형 이벤트로 홍보 효과가 떨어지면서 실제 분양 시기가 총선 이후로 미뤄지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고금리 리스크 등으로 지난해 공급하려던 물량이 2월까지 밀린 경향도 있다”며 “상반기에 총선 이슈가 큰데 실제로 물량들이 총선 전으로 당겨지거나 이후로 미뤄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세차익 큰 소형 평수만 ‘날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로 중소 건설사 부도 우려가 여전해 지역 및 단지별 청약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월에도 시장 위축에 따른 공급 속도 조절이 이어지면서,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지연 연구원은 “금리가 높고 분양가도 오르고 있어서 잘되는 곳만 잘될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가 시세 대비 저렴해서 청약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오는 16일 당첨자 발표를 앞둔 메이플자이가 그런 경우다. GS건설이 서초구 잠원동 60-3번지 일원을 재건축한 메이플자이에서는 지하 4~지상 최고 35층, 29개동, 총 3307가구 중 전용면적 43~59㎡ 16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초기 자금이 5억원 이상 필요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차익이 초기 자금 이상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평균 경쟁률 442.3대 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면적별 분양가가 12억500만∼17억4200만원인데 인근 유사 단지 매매가와 비교해 보면 5억원 이상의 차익이 기대된다.
이밖에 대방건설이 경기 수원 이목동 910번지 일원에 분양 예정인 ‘북수원이목지구디에트르더리체’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25개동, 전용면적 84~141㎡로 총 2512가구 규모다. 지하철 1호선 성균관대역이 가깝고, 영동고속도로 북수원 IC를 통해 타 지역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단지 인근 동탄∼인덕원선 106역(가칭), GTX-C 의왕역, 신분당선 화서역(연장)이 2028년 개통 예정으로 향후 교통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GS건설과 제일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을 분양한다. 지하 2~지상 최고 47층, 23개동, 전용면적 84~208㎡, 총 2728가구 규모다. GTX-B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가 예정돼 있어 교통여건이 좋아진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또 주변에 유치원, 초·중학교가 들어설 계획이며, 대학교 캠퍼스가 인근에 있어 교육 환경이 좋다.
금호건설·현대건설컨소시엄은 충북 청주 사직동 215-8번지 일원 사직3구역 재개발을 통해 ‘힐스테이트어울림청주사직’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 3~지상 최고 35층, 26개동, 총 2330가구 중 전용면적 59~114㎡, 1675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사직대로, 사운로를 통해 도심 및 외곽으로의 이동이 편리하고, 흥덕초·한벌초·주성초·청주중·청주여중 등의 학교가 있다. 대형마트, 영화관, 야구장, 청주종합운동장, 충청북도청주의료원, 청주고인쇄박물관 등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단지 앞 무심천, 무심천 체육공원 등 녹지공간이 풍부해 여가를 즐기기 좋다는 전언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