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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워크아웃 무산 위기 태영, 사재출연·알짜기업 매각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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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07 22:59:59 수정 : 2024-01-07 22: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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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태영그룹은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최후통첩 시한인 어제 추가 자구안을 내놓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는 “경영자가 자기의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도 “무성의한 태도가 이어지면 워크아웃으로 가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로선 11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기준인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금액 기준)를 충족하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발 태영위기가 협력업체와 분양계약자의 피해뿐 아니라 건설사 추가 부도, 금융 혼란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태영 측 대주주와 경영진은 그동안 부실경영 책임을 회피하며 채권단과 시장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태영건설이 지난 3일 설명회에서 인력 감축과 계열사 매각 등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이나 SBS 지분 매각 등 알맹이는 쏙 빠졌다. 더욱이 태영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건설에 지원하기로 산업은행과 약속했지만 지주회사인 TY홀딩스의 보증채무를 갚는 데 썼다. 건설을 버리더라도 SBS를 보유한 지주사의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다. 오죽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다”고 했을까.

워크아웃은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재기 기회를 주고 국민경제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게 그 취지다. 대신 대주주와 경영진은 부실에 상응하는 책임과 도의를 다해야 하는 게 원칙이자 상식이다. 태영 측은 애초 약속한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과 SBS 매각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내놓는 게 옳다. 워크아웃 때 들어가는 대출만기연장, 이자탕감 등 금융지원에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돈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면서 워크아웃을 통한 지원 여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워크아웃 무산 때 태영의 SBS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태영발 PF 위기가 금융과 실물경제에 번지지 않도록 막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옥석 가리기를 통한 구조조정을 질서 있게 추진하고 금융불안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협력업체와 분양계약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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