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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다양한 ‘에디션’ 마케팅…올림픽과 애니메이션 [김범수의 소비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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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02 15:28:17 수정 : 2023-12-03 15: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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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마케팅이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시계처럼 일상 생활용품에 그치지 않고 취미, 수집, 예술 등의 가치까지 확대된 상품은 ‘에디션’ 마케팅을 뺴놓을 수 없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션을 쉽게 말하면 ‘~판’이라는 뜻이다. 가령 ‘리미티드’(Limited) 에디션이라고 하면 ‘한정판’이다. 물론 상품 마케팅에 있어 에디션 상당수는 한정판에 가깝다. 한정판이 아닌 에디션은 보통 하나의 제품군인 ‘모델’(Model)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에디션은 소비자의 흥미와 충성도(Royalty)를 끌어올리고 ‘소장가치’를 더 하는 경우기 많기 때문에 한정적으로 출시하는 편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스와치(Swatch)와 세이코(Seiko)부터 롤렉스(Rolex)와 파텍필립(Patek Philippe) 등 고가 브랜드까지 대부분의 시계 제조사들은 적극적으로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다.

 

◆세이코 ‘스트리트 파이터’ 에디션 언박싱

 

일본의 대표적인 시계 브랜드 세이코는 특히 다양한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다. 세이코의 주력모델인 ‘세이코5’의 경우 에디션이 아닌 것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에디션이 존재한다.

 

이 모델의 가격대는 정확히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나 애플의 애플워치와 겹친다. 강력한 성능의 스마트워치에 대항하기 위해 소비자가 선호할만 에디션을 출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특히 세이코의 경우 자국의 애니메이션, 게임 콘텐츠와 협업해 친숙하고 다양한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다.

 

세이코(Seiko) '스트리트 파이터' 에디션 언박싱.

 

 

이번에 내돈내산 언박싱한 세이코 시계는 ‘세이코 5 스트리트 파이터’ 에디션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일본 캡콤(Capcom)사가 출시해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을 모티브로 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 ‘류’, ‘켄’, ‘춘리’, ‘장기에프’, ‘블랑카’, ‘가일’ 등을 특징하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기자가 고른 스트리트 파이터 에디션 ‘류’ 모델은 캐릭터의 도복의 질감을 시계 다이얼과 가죽줄에 표현했다. 또한 캐릭터를 상징하는 색상인 흰색, 빨간색, 파란색을 배치했다. 뒷면에는 류의 대표적인 기술인 ‘파동권’(아도겐)의 시동기 ‘↓↘→ P’를 프린팅 해놨다. 

 

세이코의 애니메이션 '붉은돼지'(Porco Rosso) 에디션(위)과 '원피스' 캐릭터 조로를 디자인한 에디션.

 

 

세이코는 스트리트 파이터 이외에 다양한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인 ‘붉은돼지’ 에디션이다. 이 에디션은 한정판으로 국내에 적은 물량 풀렸는데, 지금은 수 백만원을 줘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밖에 유명 애니메이션인 ‘원피스’나 ‘나루토’에 나오는 캐릭터를 상징하는 디자인과 색상을 배치한 에디션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어떤 에디션이 있는지 구경만 해도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오메가의 올림픽 에디션…스포츠 마케팅

 

오메가(Omega) '1988 서울 올림픽'(왼쪽), '2008 베이징 올림픽'(가운데), '2024 파리 올림픽' 에디션.

 

일분일초 촌각을 다투는 스포츠와 정확성의 상징인 시계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계 하면 스포츠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시계 브랜드 역시 스포츠와 관련한 에디션을 출시해 젊은 소비계층에게 더 어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얻고자 한다.

 

대표적인 스포츠 에디션 마케팅 시계 제조사로는 ‘오메가’(Omega)가 있다. 오메가는 올림픽에 ‘타임키퍼’ 스폰서로 꾸준히 참여해 ‘올림픽 시계=오메가’라는 공식을 소비자들 머리속에 각인시켜놨다. 더 나아가 오메가는 매회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때 마다 개최국 이미지와 어울리는 에디션을 출시한다.

 

오메가의 '2020 도쿄올림픽' 에디션. 씨마스터 300과 플래닛오션 모델에 도쿄올림픽 디자인을 입혔다.

 

최근에 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의 경우 오메가는 도쿄 올림픽의 종목 픽토그램 색상인 남색과 일본 국기의 흰색, 빨간색을 배치해 디자인했다. 이 에디션은 시계 애호가 사이에서 특히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내년에 개최되는 ‘파리 하계올림픽’ 에디션의 경우 화려하다는 호평은 있었지만, 롤렉스 요트마스터(Yacht Master) 모델과 닮았다는 비판도 공존한다.

 

이 밖에 대표적인 수중시계 제조사인 파네라이(Panerai)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 대회인 ‘아메리카스 컵’(America's Cup)의 정식 스폰서로, 매 대회마다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다.

 

파네라이(Panerai)의 '아메리카스 컵' 에디션(왼쪽)과 브라이틀링(Breitling)의 '서울' 에디션.

 

◆스와치의 미술 에디션과 다양한 에디션들

 

보통 시계 에디션은 같은 모델보다 더 높은 가격에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높은 가격을 책정해도 한정판을 소장하려는 욕구 때문에 잘 팔리지만, 아무래도 가격 측면에서 부담되는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대표적인 저가 시계 브랜드 스와치의 에디션은  전 세계 주요 미술관과 협업한 에디션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와치는 뉴욕 모던아트 미술관과 협업한 ‘MoMA’ 에디션을 출시해 크게 인기를 끈 바 있다. MoMA 에디션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구스타프 클림트의 <희망2> 디자인이 포함됐다.

 

스와치(Swatch)가 출시한 '반 고흐'(좌측), '바스키아'(가운데), '클림트'(오른쪽) 에디션.

 

이 밖에도 스와치는 추상화의 대표 화가인 바실리 칸딘스키나 그래피티 아트의 거장인 장미셸 바스키아의 작품을 디자인한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와치 바스키아 에디션은 이번에 추가로 내돈내산 한 시계이기도 하다. 미술관과 협업한 스와치 에디션 대부분은 10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이밖에 시계 제조사 오리스(Oris) 역시 매년 다양한 에디션을 출시하는데 대표적으로 ‘더 머펫 쇼’(The Muppet Show)의 진행 역할을 맡은 개구리 캐릭터 ‘커밋’(Kermit)을 담은 시계를 최근 출시했다. 커밋 색상인 연두색 다이얼에 날짜를 알려주는 창에 커밋 얼굴이 나오는 디자인이다.

 

이밖에 오리스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서유기의 손오공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초침을 손오공의 무기인 여의봉처럼 묘사했고, 시계 뒷면에는 손오공 얼굴을 각인했다.

 

오리스(Oris)의 서유기 손오공 에디션(위)과 개구리 커밋 에디션.

 

◆오해를 낳거나 실패한 에디션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치면 모자른 것 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이 말은 시계 에디션에서도 마찬가지로 통용된다. 지나치거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시계 에디션도 존재한다.

 

블랑팡(Blancpain)의 피프티패덤즈 노라디에이션(No Radiations) 에디션(왼쪽)과 독사(Doxa)의 아쿠아렁(AquaLung) 에디션.

하이엔드 시계 제조사 블랑팡이 출시한 피프티 패덤즈 ‘노라디’(No Radiations) 에디션은 대표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모델이다. 독특하고 기존의 피프티 패덤즈(Fifty Fathoms) 디자인을 해치지 않았다는 평도 존재하지만, 다이얼에 새겨진 문양이 어딘지 모르게 원자력발전소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평도 있다. 일각에서는 ‘체르노빌 에디션’이냐는 지적도 있다.

 

애매한(?) 문양으로 좋은 디자인을 망쳤다는 에디션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다이버 시계 제조사인 ‘독사’(Doxa)의 ‘아쿠아렁’(AquaLung) 에디션은 분명 개성있고 훌륭한 디자인과 색상을 시계에 배치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다이얼에 그려넣은 산소통 문양이 남성의 성기처럼 보이기도 해 성공한 것도, 실패한 것도 아닌 에디션이 돼 버렸다.

 

카시오(Casio) 지샥의 크로노그래프 에디션(왼쪽)과 위블로(Hublot)의 빅뱅 그린삭셈 에디션.

글을 마치기가 아쉬워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혹평 일색의 시계 에디션 두 개를 더 꼽아보자. 일본 시계 제조사 카시오(Casio) 지샥(G-Shock)의 크로노그래프 에디션과 위블로(Hublot)의 ‘빅뱅 그린삭셈’(Big Bang Green Saxem)의 모델을 보면 ‘과유불급’ 그 자체다. 지샥 크로노그래프 에디션은 너무 튀는 색상을 한꺼번에 넣어 세기말에나 나올 법한 사이버펑크스러운 디자인이 튀어나왔다.

 

그 나마 지샥 에디션은 양반이라는 평이다. 비록 위블로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시계를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명한 초록색 플라스틱 케이스의 에디션은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소주병 에디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게다가 가격은 지샥의 요란한(?) 에디션에 100배 이상이다. 가격도 과한 듯 싶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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