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들인 사회보장 시스템은
작년 오류 사태 이후 개통 ‘감감’
시행 넉 달 ‘디지털안전 3法’ 무색
제2의 카카오 먹통 사태를 막겠다며 이른바 ‘디지털 안전 3법’을 시행한 지 4개월여 만에 정부 행정망이 또다시 마비됐다. 국가기관 전산망이 먹통이 된 것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대국민 민원 서비스의 먹통 사태가 잇따르면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는 구호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행정전산망 ‘시도 새올행정시스템’의 장애가 19일로 사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공공 전산망의 ‘오류’, ‘먹통’ 사태는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일어났다. 올해 6월 교육부의 4세대 초·중·고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이 개통하자마자 오류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교육부가 2020년 9월부터 약 2800억원을 들여 개발한 4세대 나이스는 지난 6월 개통 초반 접속 오류가 잇따랐고 일부 학교에선 다른 학교 기말고사 문항정보표가 유출되는 등 보안 문제까지 발생했다.
오류 사태가 불거진 지 5개월여가 지난 11월 현재까지 대부분 접속 불량 및 오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일선 교사들의 나이스에 대한 불안감은 아직 가시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9월부터 새로 시작한 유치원 대상 나이스마저 초·중·고교와 유사한 오류가 일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도 지난해 9월 개통 초기 비슷한 오류가 발생했다. 약 3500억원이 투입된 이 시스템은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 보육 등 120여개 복지사업을 통합하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개통 직후 잇단 오류로 일부 국민이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애초 지난해 12월까지 4차 개통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잇단 오류 발생 등으로 아직까지 개통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사법부 역시 올해 3월 전산시스템 먹통으로 혼란을 겪은 바 있다. 3월2일부터 5일까지 법원 전자소송시스템에 작동 오류가 발생하면서, 법원 홈페이지에서 사건 검색과 공고, 판결서 인터넷 열람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재판 사무, 법관 지원 등 내부 업무 시스템 역시 중단됐다. 이에 따라 사건 대부분이 전자화돼 있는 민사 사건은 일부 재판이 연기되는 등 당사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법원행정처는 김상환 처장의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먹통 사태의 책임을 물어 담당 국장을 경질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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