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野 위헌정당 심판’ 언급 맞불
장관 개인과 소모적 설전 이어져
당내 ‘총선 체급만 키워줘’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블랙홀’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형국이다.
최근 전직 당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어린 놈”이라고 한 데 대해 한 장관이 반발하자 강경파 의원 여럿이 나서 원색적 비난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이뿐 아니다. 민주당의 검사 등 탄핵 추진을 놓고 한 장관이 그 부당함을 강조하기 위해 ‘위헌정당 심판’을 언급하자 민주당이 또 한 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 장관과의 설전을 두고 당내에선 “남 좋은 일만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8명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 장관 ‘체급’만 키워주고 있단 지적이다.
민주당 검사범죄대응TF 위원장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 장관의 ‘위헌정당 심판’ 언급에 대해 “민주주의 질서를 완전히 흔들어버리는 굉장히 심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전날 민주당의 검찰총장 탄핵 추진 보도와 관련해 “검찰총장이나 저에 대한 탄핵보다 민주당에 대한 위헌정당 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더 낮다고 보나.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상 비유로서 위헌정당 심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지만, 김 의원은 “(한 장관이) 실제 내심을 얘기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당연히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관련 말싸움에도 가세해 한 장관을 겨냥해 “금수”라고 한 바 있다. 당내 강경파인 민형배 의원도 이와 관련해 “어이없는 ××”라며 “××에는 자슥, 사람, 인간, 분들, 집단 가운데 하나를 넣고 싶은데 잘 골라지지 않는다”고 했고, 유정주 의원도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라고 했다. 송 전 대표가 “어린 놈”이라고 한 데 대해 한 장관이 “정치를 후지게 만들었다”고 맞받은 터였다.
이렇게 한 장관 개인과 부딪히는 상황에 대해 당내에선 계속 우려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한 장관이 특이한 스타일인 건 많이들 안다고 해도 이걸 나무랄 때는 격식을 차려서 해야 효과가 훨씬 크다”며 “단순하게 반발하는 식으로 하면 오히려 우리 당이 당하는 모양새된다”고 평했다. 다른 의원도 “한 장관은 그냥 놔두면 비호감이 점점 쌓여갈 텐데 우리 당이 나서서 상대해주는 건 한 장관만 도와주는 격”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한동훈 탄핵’ 카드를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가 결국 꺼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란 해석이 나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서 “(한 장관) 본인은 되게 탄핵을 당하고 싶은 것 같다. 이상한 장관“이라며 “기자들 앞에서 ‘나 탄핵 안 시키냐’는 식으로 말하는데 나는 관심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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