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했던 인도 달 착륙선과 탐사 로봇이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영원한 잠에 들었다.
23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매체 인디아투데이 등은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22일 달 착륙선 비크람, 탐사 로봇 프라기안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현재로서 이들에게 어떠한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ISRO는 앞으로 며칠 간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나, 이들이 다시 깨어나 탐사를 시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했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지난달 23일 달 인류 최초로 남극에 착륙했고, 비크람이 품고 있던 탐사 로봇 프라기안이 내려 탐사에 나섰다.
프라기안은 13일 간 100m 정도를 이동하며 남극 표면에 황(黃)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크람은 남극 표면 토양 기온 측정 등 각종 과학 데이터를 지구로 보냈다.
그 사이 달의 밤이 찾아왔고 이들은 지난 3일 태양 전지판을 해가 다시 떠오를 곳에 향해 두고 수면 모드에 들어갔다.
달에서는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는데, 특히 햇빛이 없는 달 남극의 밤은 기온이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질 만큼 극한의 추위에 접어든다.
22일 달 남극에도 해가 떠올라 전지판이 데워졌으나 이들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BBC는 “극한적인 저온에서 배터리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했다.
당초 비크람과 프라기안이 달의 밤을 견디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길고 추운 달의 밤을 이겨내려면 보온장치를 추가하거나 내구성이 강한 부품을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그만큼 비용과 무게 및 복잡성이 커져 ISRO는 이런 장치를 달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일 ISRO는 이들이 수면모드에 들어가기 전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들이) 성공적으로 깨어날 수 있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이들은 인도의 달의 대사(앰버서더)로서 영원히 그곳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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