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아동 교육 프로그램인 EBS 1TV ‘딩동댕 유치원’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캐릭터 ‘별이’가 등장한다.
성 역할을 뒤집는 캐릭터나 다문화 가정 아동 캐릭터 등을 등장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와 존중’ 지향성 유지의 맥을 이어 나갈 예정인데, 최초 보도자료에서 캐릭터 설명의 미숙한 점이 드러나 비판 여론을 맞기도 했다.
EBS에 따르면 오는 18일 오전 8시에 방송될 ‘딩동댕 유치원’에 처음 등장할 ‘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보이며 활동이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특성을 보인다.
‘딩동댕 유치원’ 어린이들이 별이를 처음 만나는 과정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케이블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알려졌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어린이 프로그램의 영역으로 가져와 눈높이에 맞춰 특징을 설명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 PBS 어린이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등장한 바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인 만큼 그동안 제작진은 심사숙고를 거쳤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 아닌 사고와 행동, 언어적인 표현 등으로 장애를 드러내야 하기에 전문가의 자문과 관련 서적 등을 적극적으로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별이’를 연기할 손 인형 연기자와 담당 성우의 연구·연습도 거듭됐다고 한다.
다만, ‘별이’가 딩동댕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다던 제작진의 애초 설명에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호자가 항상 곁에 있어야 하고 특수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등의 특성상 ‘딩동댕 유치원’에 다니지 않지만 딩동댕 마을에 살며 자연스레 마주치는 사회 구성원으로 등장한다던 보도자료 대목을 두고서다.
한 누리꾼은 “장애아동 캐릭터를 만들어 인식을 개선한다는 취지라면서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분리교육이라니”라며 비판했고, 다른 누리꾼은 “별이 캐릭터 설정 배경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며 “현장 교사들이 통합교육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 도움을 못줄망정 찬물은 끼얹지 말라”고 지적했다.
장애 인식을 개선할 EBS가 도리어 퇴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제작진은 16일 보도자료에서 “‘별이’가 딩동댕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추후 계속 딩동댕 유치원에 함께하는 캐릭터로 설정했다”며 “자세한 배경 설명을 소홀히 해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추가로 전했다.
한편, ‘별이’ 기사를 봤다는 또 다른 누리꾼은 시청자게시판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외에 인식 개선이 필요한 다른 장애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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