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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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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16 23:24:01 수정 : 2023-07-16 23: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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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부실 관리, 교통 통제도 안 해
극한호우로 전국 사망·실종 50명 육박
앞으로도 문제, 최악의 상황 대비해야

극한호우로 중부 지방이 초토화돼 전국에서 사망·실종자가 50명에 육박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지하차도에서 운행하던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16일 오후 현재 9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산사태와 급류 피해가 가장 심했던 경북 예천군에서도 10여명이 사망·실종됐다. 수천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지난해 8월 서울 등 중부지방을 강타한 장대비로 반지하 주택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한 터라 같은 일이 반복되진 않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또 당했다. 정부의 안일하고 허술한 대응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사고가 난 오송 지하차도는 지난해 정부가 ‘홍수 취약 하천’으로 지정했던 미호강 제방과 200m 거리여서 침수 위험이 높은 곳이다.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자 미호강에는 지난 15일 오전 4시10분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해 오전 8시40분 인근 제방이 무너졌고, 하천에서 지하차도로 순식간에 물이 쏟아졌다. 길이 430m의 지하차도는 2∼3분 만에 6만t 정도의 흙탕물이 들어찼고, 차량에 탄 일부 운전자들이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문제는 금강홍수통제소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교통 통제나 주민 대피 등 관련 매뉴얼에 따라 조치해 달라”고 연락했지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환경부에도 알렸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홍수경보 후 4시간 30분이 지나도록 하천변 지하차도의 차량 통제를 하지 않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 도로 통제 책임이 있는 충북도는 “인근 하천 제방이 범람하면서 짧은 시간에 물이 쏟아져 들어와 통제할 겨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미호강 제방 관리도 부실했다”는 주민들은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다. 2020년 7월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부산 초량 지하차도에서 차량 6대가 물에 잠겨 3명이 숨지는 사태를 겪었는데도 달라진 게 없다.

 

앞으로도 문제다. 기상청은 18일까지 충청권, 전북, 경북 북부 내륙 지역에 최대 3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국에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 단계도 발령 중이다.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철저하고 신속한 대비와 대응으로 추가 호우 피해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국민들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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