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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000원에 볼 것도 없는데, 영화관 가겠어요?” [김기자의 현장+]

입력 : 2023-05-24 16:48:03 수정 : 2023-05-24 19: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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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향상 없이 영화값 올렸더니 등 돌린 소비자들…“볼 것이 없다”
한국 영화의 관객 수가 석 달 연속 100만 명대…부진
OTT서비스 이용률 2019년 41%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85.4% 기록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올 때 마다 느끼지만,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확 줄었죠. 요즘 누가 1만5000원 영화를 보나기나 하겠어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서 만난 인근 한 직장인 이모씨가 점심시간을 마치고 커피를 든 채 영화 스크린 포스터를 보면서 말했다.

 

이어 이 모씨는 “앞으로 1000만 관객 시대는 없지 않을까요?”라며 “그 돈이면 애들과 편안히 넷플릭스 영화 보는 게 편한데, 굳이 힘들게 영화관을 찾을 필요가 있겠어요”라고 했다. 또 “애들이 좋아하는 7000~8000원하는 팝콘과 콜라까지사줘야하고 그 돈이면 차라리 다른 것 사주는 것이 좋죠”라고 덧붙였다.

 

국내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관객 수가 석 달 연속 100만 명대에 머무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질적 향상 없이 영화관 관람요금 상승으로 인해 한국영화 산업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자 침체기를 맞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극장 관람에 있어 1만5000원에 비해 “볼 것이 없다”라는 신중하게 관람을 선택하고 집에서 리모콘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진출이 가속화로 한국영화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주장이다.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OTT서비스 이용률은 2019년 41%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85.4%를 기록했다. 이용률은 유튜브가 94.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는 넷플릭스가 31.2%, 티빙이 11.2%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는 예능과 오락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넷플릭스의 경우 드라마 47.8%, 영화 31.9%로 다른 플랫폼에 비해 영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4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영화 관객 수는 173만명으로 3개월 연속 200만명을 넘지 못했다.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24.8%에 그쳤다.

 

한국 영화 관객 수는 작년 동월(88만명)보다는 97.4%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동월 평균치(395만명)와 비교하면 43.8%에 불과했다. 반면 외국 영화 관객수는 524만명으로 작년 동월(224만명)보다 133.7% 증가했고, 2017∼2019년 동월 평균치(892만명)의 58.7%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 영화의 부진은 매출액에서도 드러난다.

 

한국 영화의 지난달 매출액은 169억원으로 작년 4월(84억원)보다 101.7% 증가했지만, 매출액 점유율은 23.9%에 그쳤다. 같은 기간 외국 영화의 매출액은 작년 4월(220억원)보다 144.1% 증가한 538억원이었다.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지난달 흥행작 1∼3위는 모두 외국 영화가 차지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184억원의 매출을 올려 1위였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 ‘존 윅 4’(166억원)와 미국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77억원)가 각각 2위와 3위였다. 한국 영화 ‘리바운드’(62억원)와 ‘드림’(52억원)은 4위와 5위였다. 둘 다 실화를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다.

 

지난달 한국 영화와 외국 영화를 합한 전체 매출액은 707억원으로 작년 동월(304억원)보다 132.4% 증가했지만, 2017∼2019년 동월 평균치(1078억원)의 65.6% 수준이었다. 통상 4월은 영화산업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이달부터 주요 대작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극장가도 차츰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영화계는 기대하고 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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