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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 인상은 인플레와 은행 위기 사이 절충안…불안 심리는 증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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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3 13:14:21 수정 : 2023-03-23 14: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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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중소은행 붕괴에 따른 금융 불안 속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은 인플레이션과 은행 위기를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연준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은행 파산이라는 돌발 변수가 터지면서 시장으로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빅스텝과 금리 동결 사이에 절충안인 셈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신화·연합뉴스

특히 금융 불안에도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은행 시스템이 건전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 전환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은행주도 급락했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 연 4.50∼4.75%에서 연 4.75∼5.0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어 “최근 지표에 따르면 소비와 생산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세가 회복돼 견조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사태와 관련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며 “최근의 상황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조건이 더 어려워지고 경제 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영향의 정도는 불확실하다”면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위원회는 장기적으로 고용과 인플레이션을 최대 2%로 달성하고자 한다”고 인플레이션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파월 의장은 “올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 방향이 불확실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SVB 폐쇄 등의 여파로 금리 동결은 물론 연내 금리 인하 전환을 예상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었다. 여기에 이날 의회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금융 시장 불안과 관련해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과 관련해 어떤 것도 논의하거나 고려한 바가 없다”면서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얼어붙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 불안을 고려해 금리 인상 중단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회의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그런 점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의 일이 발생하기 전에는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 분명했다”면서 “사실 몇 주 전만 해도 12월 FOMC 회의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연내 금리 인상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말뿐만이 아니라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불안을 고려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도 “인플레이션을 2%대로 가는 것은 갈 길이 멀다. 힘들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모두발언을 시작하면서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는 앞서 연준과 미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 조치 등을 언급하면서 “금융시스템이 안전하다는 신뢰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융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성이 있다”면서 “우리는 계속 은행 시스템 여건을 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면서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기대와 달리 연준의 긴축 기조 지속 예고에 시장의 불안 심리는 계속됐다. 

 

SPDR 지역 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5% 이상 하락했다. 주가 폭락으로 불안감이 고조되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경우 전날 대형 은행들이 구제 조치에 나설 것이란 소식에 주가가 30% 급등했으나 이날 다시 주가가 15% 이상 하락했다. 그밖에 중소은행인 코메리카와 US 뱅크, 자이언스 뱅크, 리전스 파이낸셜 등이 모두 6~8%가량 하락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EPA·연합뉴스

한편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상의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1%였다.

 

직전인 지난해 12월 예상치와 같은 수준으로 중소은행 위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4.3%, 2025년 말 전망치는 3.1%를 전망했다.

 

점도표상의 개별 FOMC 위원의 전망을 보면 현 18명의 위원 중 10명이 올해 말 금리를 5.00~5.25%로 봤다. 한 차례 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 자료에서 성장률 전망은 낮추고 물가상승률 전망은 끌어올렸다.

 

연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4%로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1.2%를 전망해 직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췄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는 3.3%로 예상해 기존 전망 3.1%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도 기존 전망치 3.5%에서 3.6%로 올렸다.

 

올해 실업률은 4.5%로 지난 전망 4.6%보다 0.1%포인트 하향했다. 내년 실업률은 4.6%로 전망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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