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 넣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
김영주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15일 ‘주 최대 69시간 근로제’ 도입을 검토 중인 정부를 향해 “국제적인 추세에서 보더라도 이번 고용노동부의 근로 시간 개편안은 역사 발전에 역행하는 퇴행적 모습이 아닐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장시간 노동으로 회귀하려는 개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 부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세계 10위 경제 규모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 위상에 걸맞게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장시간 노동 국가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도록 더욱 분발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의장은 “우리나라 노동시간이 OECD 국가 중 가장 길고, 이에 따른 노동자의 과로 사망도 세계 최고 수준이란 건 국민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한국이 OECD 자살률 1위, 행복지수 최하위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도 장시간 노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이어 “장시간 노동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정부에서 2018년 주 52시간제를 도입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제가 노동부 장관을 맡아 노사 양쪽을 설득하며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해를 노사 양측이 모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부의장은 “노동부는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노동부는) 장시간 노동으로부터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고, 노동 현장의 갈등과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정부부처”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부가 제 역할을 잘해야 사회도 안정되고 경제도 살릴 수 있다”며 “노동부가 장시간 노동 부활에 앞장서며 노동자를 과로사로 밀어 넣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부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주 69시간 근로제를 관철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이날 서울고용노동청에서 69시간 근로제 수정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가능성은 다 열어놓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게 노동자의 건강”이라며 “(각계) 의견을 다 들어봐야 (수정 여부 등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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