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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오일 머니'로 美 쥐락펴락하는 빈살만의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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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5 07:30:23 수정 : 2023-03-15 07: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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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드림라이너 항공기 121대 구매 '통큰 계약'
백악관 "100만개 넘는 신규 일자리 창출… 환영"
이란과 전격 수교로 美 당황케 했을 때와 '딴판'

얼마 전 이란과의 전격적인 수교 결정으로 미국을 당황케 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는 미국산 비행기를 대량으로 구매키로 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 큰 기쁨을 안겼다. 이른바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이라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의 막강 ‘오일 파워’가 초강대국 미국까지 들었다 놨다 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제다(사우디아라비아)=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사우디는 미국 보잉사에서 보잉 787 드림라이너(Dreamliner) 항공기 121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370억달러(약 48조4000억원)에 해당한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최근 보잉사는 인도에 항공기 200여 대를 판매하기로 했는데 규모 면에서 그 다음가는 성과라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민간 기업이 큰 돈을 벌게 된 것을 두고 백악관이 직접 나서 성명까지 낸 것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때문이다.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해 연임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경제를 살려 중산층과 서민들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급선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을 다시 글로벌 리더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대통령에 출마했던 것”이라며 “최근 보잉사가 사우디 및 인도와 체결한 계약들을 통해 미국 내 44개주(州)에 걸쳐 항공우주 분야의 신규 일자리 100만개 이상이 생겨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를 향해 “80년에 걸친 미·사우디 양국 산업 간의 협력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고 찬사를 보냈다.

 

미국 항공사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 보잉사의 787 드림라이너 시리즈는 다양한 시장에 최적화된 효율적인 최신 이중통로 항공기를 제공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는 최근 사우디·이란 수교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 조야에서 나온 떨떠름한 반응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지난 10일 사우디는 이란과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조만간 대사관도 개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6년 단교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극적인 화해인데 중국이 이를 주선했다는 것이 미국을 자극했다. 오랫동안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이었던 사우디가 미국과 사이가 나쁜 이란 및 중국에 접근한다는 점은 미국이 배신감을 느낄 만한 대목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동맹한테 뺨을 맞은 셈’이라는 비유까지 들었다. 백악관은 “이란이 사우디와의 합의 내용을 지킬지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지속 가능하다면 환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처럼 미국을 쥐락펴락 하는 듯한 사우디의 배후에는 역시 세계 최대 산유국의 ‘오일 머니’가 있다. 사우디는 보잉사 항공기 구매 계약 직전에 거액을 들여 제2의 국적 항공사 ‘리야드 에어’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전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좌지우지한다는 얘기다. 외신에 따르면 리야드 에어는 2030년까지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주축으로 전 세계에서 100개 넘는 노선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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