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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에 소송전까지…입주자들은 열쇠 못 받고 '끙끙'

입력 : 2023-03-15 06:00:00 수정 : 2023-03-15 09: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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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정비사업 현장 곳곳 ‘마찰음’

강남 개포자이 입주 진행 중 중단
유치원 소송으로 열쇠 지급 못해

양천 ‘신목동 파라곤’ 공사비 다툼
조합 증액 거부… 시행사 입주 막아
대치푸르지오 써밋도 충돌 예고

전국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공사비 인상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미 입주 날짜를 받아놓은 단지들까지 소송 등 각종 문제가 불거져 입주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가 단지 내 유치원 관련 소송으로 전날부터 입주가 중단됐다. 재건축 전 단지 안에 있던 유치원이 서울행정법원에 준공인가 처분 효력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입주자들에게 열쇠 불출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14일 서울시 양천구 아파트 '신목동 파라곤' 모습. 이 아파트는 공사비 분담 문제로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해 입주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원 측은 2020년 조합의 관리처분계획이 적법하지 않다고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조합과 강남구청을 상대로 제기했다. 재건축 전 단독필지였던 유치원을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면서 3375가구의 아파트 소유자들과 공유하는 공유필지로 처리하려고 했고, 이로 인해 재산권 침해를 당할 상황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유치원 측에 따르면 법원이 올해 1월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했고, 이에 따라 적법한 관리처분계획이 다시 마련되지 않고는 준공인가 처분이 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남구청에서 지난달 말 부분 준공인가 처분을 했다.

이미 1000여가구는 입주를 마쳤지만, 현재 200여가구가 열쇠를 받지 못해 오는 24일까지는 입주를 할 수 없다. 법원은 17일 예정됐던 변론기일을 15일로 당기고, 오는 24일까지 개포자이 단지 내 유치원 관련 소송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다툼도 빈번해졌다.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신월4구역 재건축)은 공사비 분담 문제를 두고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과 조합이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달 초 동양건설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약 100억원 증액을 조합에 추가로 요구했으나 조합이 이를 거부하자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해 입주를 막았다. 당초 지난 1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시공사가 아파트 입구를 컨테이너와 차량 등으로 가로막아 한 가구도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 써밋’도 입주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비 입주민들은 언제 입주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시공사 측은 지난해 말 조합에 공사비 670억원 증액을 요구했는데 조합이 협의에 응하지 않자, 최근 입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이 밖에 동부건설은 공사비 인상 문제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를 재건축하는 ‘방배센트레빌프리제’ 공사를 올해 1월 초부터 한 달 가까이 중단했다 재개하기도 했다. DL이앤씨와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책정한 공사비를 인상하는 문제를 두고 협의 중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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