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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반도체’ 종자산업 적극 육성… 5년간 2조원 뿌린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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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10 01:00:00 수정 : 2023-02-09 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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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제3차 종자산업 종합계획’

우크라戰 여파 식량안보 중요성 고조
세계 종자시장 2027년 547억弗 전망

정부, 디지털 활용 신육종 기술 상용화
글로벌 수요 겨냥 10대 종자 개발 나서

유전체 정보 등 공공 데이터 민간 개방
정부 주도 연구개발 기업 주도 전환도
종자산업은 ‘농업분야의 반도체’라 불린다.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449억달러 수준이지만, 최근 바이오 기술 등이 접목되면서 종자 시장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있다. 2027년까지 종자시장은 547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전 세계 국가들도 종자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식량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종자 전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종자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종자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7367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들어 스마트팜 보급 등에 따라 육묘산업 규모가 소폭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종자산업을 우리 농업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새로운 우량종자 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위해 5년간 총 2조원가량을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전북 김제에 있는 한 민간육종연구단지 온실에서 농민들이 난과 식물을 관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제3차(2023∼2027년) 종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에는 정부의 강력한 종자산업 육성 의지가 담겨 있다. 종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은 ‘종자산업법’에 따른 법정 계획으로, 5년마다 종자산업 지원 방향과 목표 등을 설정해 수립한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식품혁신정책관은 “종자 산업은 하나의 종자를 키워 농산물로 시장 가치를 얻게 되면 수백, 수천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최근 기후 변화와 곡물가 상승 등으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종자산업은 바이엘, 코르테바 등 일부 다국적 기업이 생명공학(BT),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공급하는 등 독과점 구조를 굳히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시장은 판매액 5억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가 90%에 이를 정도로 종자산업 구조가 영세하고, 국가 연구개발(R&D)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정부는 이번 5개년 계획을 통해 종자산업에 작물별 디지털 육종기술을 적용하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10대 종자를 개발하는 등 기술혁신과 고부가 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5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육종 추세에 맞춰 신육종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골든 시드 프로젝트’ 후속으로 디지털 육종 상용화를 위한 종자산업 혁신 기술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이 개발 계획은 2034년까지 7000억원이 투입되며 2023년 하반기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경쟁력 있는 핵심종자 개발에 집중한다. 세계 종자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옥수수, 콩을 포함한 밀, 감자, 벼 등 식량작물과 향후 높은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스마트팜, 수직농장 등에 특화된 종자(상추 등 엽채류와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등 과채류) 개발을 강화한다.

종자산업 육성을 위한 3대 핵심 인프라 구축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디지털 육종 기술 상용화를 위한 데이터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정부가 보유한 유전체 정보 등 공공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한다. 데이터 플랫폼을 종자산업진흥센터(2024년)에 구축해 민관 협력도 강화한다.

정부는 또 네덜란드 종자 단지(시드 밸리)와 같은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2025년)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2008년 설립된 네덜란드 종자단지는 370㏊ 규모에 40개 회원사가 입주해 있으며, 2021년에만 채소 및 화훼 종자로 1조9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정부 주도 종자 R&D를 기업 주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원천 기술을 개발해 민간에 전수하면 기업은 이를 활용한 종자 품종 개발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담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 활용 가능한 전북 김제에 2026년까지 종자기공센터를 구축한다. 종자로 인해 농가와 업체 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해결하는 전담팀도 신설한다.

 

국립종자원이 보유한 순수한 종자를 걸러내는 ‘정선시설’을 민간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기업이 관련 시설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부담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식물의 수술과 암술을 인위적으로 수정시키는 교배작업 모습.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정부는 국내 종자 시장 규모를 2027년까지 1조2000억원 규모로 키우고, 종자 수출액도 1억2000만달러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문태섭 농식품부 첨단기자재종자과장은 “디지털육종 상용화 등을 통한 종자산업 기술혁신과 기업 성장에 맞춘 정책지원으로 종자산업의 규모화와 수출 확대에 중점을 두었다”며 “관계기관, 업계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연차별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해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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