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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그린 ODA 확대해 기후위기 선도적 대응”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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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11 22:00:00 수정 : 2022-12-11 20: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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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기후환경대사

“기후 문제, 이념적 접근 말아야
여러 부처 간 정치적 합의 필요
韓, 중견국 책임 피할 수 없다면
국제사회 요구 주도적 대응할 것”

“보수 정치인이 기후 이슈를 얘기하면 안 되나요?”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실에서 만난 나경원 기후환경대사는 이같이 반문했다. 지난 10월 임명된 나 대사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저출산과 기후라는 전혀 다른 분야를 함께 맡고 있는 데다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출마가 거론되면서 ‘정말 기후변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느냐’는 세간의 시선이 있다는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나경원 기후환경대사가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기후환경 분야에서 한국의 기여 방안과 관련해 “어차피 해야 될 일이라면 우리가 선도적으로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나 대사는 “저에게 자꾸 그런 식의 접근이 있다”며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예를 들었다. 나 대사는 “숄츠 총리는 기후 행동가들에게 ‘활주로를 점검하지 말고 기후 전환을 위해 공직에 진출해 일을 하자’고 했다. 저는 그 말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행동가들이 국제사회의 노력이 미진할 때 관심과 노력을 이끌어준 것에 대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해결 가능성을 높여가려면 이념적으로 접근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문제는 여러 부처를 포괄하는 민감 사안이자 고도의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이며 자신의 역할이 ‘여러 구슬을 꿰는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나 대사는 지난달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참석해 특별연설을 했다. 나 대사는 “세계 112개국 정상이 COP27에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기후변화 이슈”라며 “그간 한국이 (대외적으로) 소극적으로 비쳐진 부분이 많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탄소 중립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지를 표명하고, ‘그린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왔다”고 강조했다.

COP27의 핵심 성과는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개도국을 지원하는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이 합의된 것이다. 1992년 기후변화협약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되지 않은 한국은 공여 의무가 없지만, 앞으로 중견국인 한국도 재원 마련에 동참해야 한다는 선진국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해 조성된 녹색기후기금(GCF)에 그간 3억원을 공여하는 등의 기여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한국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하는 국제사회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 대사는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개도국은 개도국대로 한국에 원하는 것이 있어서 약간의 ‘샌드위치’ 같은 모양새인데, 앞으로 (기여를 원하는)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차피 해야 될 일이라면 선도적으로 요구에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나 대사는 우리의 선도적 대응의 일환으로 윤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약속한 그린 ODA 확대를 언급했다. 나 대사는 여러 부처에 흩어진 그린 ODA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듬고, 민관이 협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무조정실이 이를 총괄하고 있지만 그린 ODA를 따로 다룰 것인지, 기존의 ODA 내에서 다룰 것인지 등에 대한 쟁점은 남아 있다.

나 대사는 ‘문재인정부에서 국제사회에 40%대 탄소 감축 약속을 한 것이 과도했느냐’는 질문에 “그 약속이 과도했다는 것보다, 지난 정부에서 방법에 대한 구체성이 없이 약속한 것에 대한 걱정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40%대 탄소 감축 목표에 대해 ‘전 정부의 사고’라는 취지의 표현을 했다. 나 대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윤석열정부가 그걸 실현하기로 했으니 실현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쨌든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에너지 믹스’를 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내년 3월 탄소중립위원회에서 발표할 탄소중립 계획대로 빨리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대사는 “원전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탄소 배출 제조업이 많은 우리 현실에서 현실적으로 에너지 믹스를 하지 않고는 (40%대 탄소 감축 약속 달성은) 불가능하다”며 “원전 문제를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나 대사는 내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전대 결과 여부에 따라 기후환경대사를 계속 맡을 수 있겠느냐고 묻자 나 대사는 “대표직을 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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