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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해외직구 규제’ 왜 혼선 빚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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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1 23:43:10 수정 : 2024-05-21 23: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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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처방만 내려는 관행적 태도가 발단
中업체에 국내 소비자 보호 책임 부여해야

정부가 KC 인증이 없는 해외 제품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철회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유력 정치인들이 민생이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의견들을 쏟아내면서 문제가 증폭되었고, 결국에는 정책이 발표된 지 사흘 만에 취소됐다. 이에 대통령실도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게 됐다고 사과를 드렸다. 대통령실은 해외 직구에 대한 정책적 대응에 있어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국민의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국민들이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는 데 불편을 초래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 혼선이 단순히 소비자에게 미치는 모든 영향을 고려하지 못해 일어난 일일까? 우리는 이 질문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왜냐하면 해외 직구 문제는 특별하고 특수한 사항이 아니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언제나 발생하는 일반적인 경제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만 정책 효과를 모두 고려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는 것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정책 혼선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책을 개발하고 수립하는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영준 경희대교수

이번 정책 혼선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성급하게 처방만 내려는 정부의 관행적 태도에서 발생한 문제이다. 해외 직구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게 된 이유는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하여 급격하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로 인해 국내 시장이 교란되고 국내 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내 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도출하는 과정에 소비자 안전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해 국내 사업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이 도출된 것이다. 즉 정책의 목적은 국내 사업자 보호인데 정책 수단은 국내 소비자 보호조치가 이루어지면서 목적과 수단의 부조화가 발생하여 예상하지 못한 소비자 부문에서 부작용이 표출된 것이다. 이는 처방에 급급하여 원인 분석 없이 정책을 도출하는 관행적 태도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정책 수립의 접근방식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해외 직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해외 직구는 WTO가 규정한 상품의 국제적 거래의 한 유형으로 국제규범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내 인증제도로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차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자유무역의 국제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자유무역을 통한 경쟁의 촉진과 소비자 선택의 확대라는 국제적 방향성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에 국내 시장에서 발생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의 문제는 공정경쟁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는 소비자 보호에 대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 않아 국내 사업자들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에 국내 사업자들은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와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에게 국내 소비자를 보호하는 책임을 부담하게 하여 국내 사업자들과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해외 직구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보다 근원적 이유는 중국 경기침체로 인한 국제시장의 교란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쌓이는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저가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국제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어 세계 각국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서 우리나라가 예외가 될 수 없다. 국제 경제가 급격하게 변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기민하고 실효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최영준 경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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