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모두가 알기에 글 필요 없어”… 백지시위 유래는 [中 ‘백지시위’ 사태]

입력 : 2022-11-29 19:30:00 수정 : 2022-11-29 18:08: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검열 저항 의미 ‘아무런 글 없는 백지’ 들고 집회
소련 반체제 인사 백지 전단 배포 시초

중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항의 시위는 참가자들이 아무런 글이 쓰여 있지 않은 흰색 종이를 들고나와 백지시위로 불린다.

사진=AP연합뉴스

이 백지시위의 유래는 소련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욕타임스는 베이징 시위 참가자 발언을 인용해 백지시위가 소련 반체제 인사의 백지 전단 배포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소련의 한 반체제 인사가 광장에서 전단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는데 이 전단은 아무런 글씨가 쓰여 있지 않은 백지였다. 이 반체제 인사는 백지를 배포한 이유에 대해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이 필요 없다”고 답했다.

이 이야기가 실화가 아니라 소련 시대 유머(笑話)라는 말도 있다. 소련 시절 광장에서 어떤 사람이 전단을 뿌리는 것을 보고 비밀경찰이 도착해 확인했더니 백지였다. 비밀경찰은 이에 전단 배포자에게 “(전단이 백지라고 해서) 우리가 당신이 무엇을 쓰고 싶은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백지시위는 2020년 홍콩의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때도 등장했다. 당국이 정치적 구호에 경고하자 많은 사람이 아무런 글도 쓰지 않고, 말도 하지 않은 채 백지만 들었다. 경찰이 처벌할 법적 근거를 찾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에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침공 항의 시위에 백지가 사용됐다.

흰색 종이는 이제 중국 민중저항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대만 등의 매체에서는 백지혁명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트위터 등에선 해시태그로 ‘A4혁명(A4Revolution)’이 달리기 시작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