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약 30분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데 대해 ‘한국이 일본에 빚을 진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3일 일본 측 회담 참석자의 말을 인용, “아무 성과가 없는데 (윤 대통령 측이 기시다 총리를) 만나고 싶다고 하니 이쪽(일본)은 만나지 않아도 되는데 만났다”라며 이렇게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연히 다음에는 성과나 진전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약식 회담 당시 한국 정부가 ‘만나고 싶다’는 요청을 여러 차례 했고, 기시다 총리 측이 “이 시간, 장소 밖에는 안 된다. 그래도 온다면…”이라고 답하자 “윤 대통령이 일본이 지정한 일시,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고도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한일 양국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동시에 발표해야 하는 외교 관례를 어긴 것이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냈고, 기시다 총리가 “결정되지 않은 것을 말하지 말아라. 역으로 만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이 매체에 “총리가 열 받았다. ‘정말로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낮 뉴욕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30분간 약식회담을 가졌다.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장에 윤 대통령이 찾아가는 방식으로 성사됐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엔총회 기간에는) 굉장히 많은 정상이 여러 행사를 하고 있어 장소가 마땅치 않다. 그 장소 중에 하나를 해서 기시다 총리도 오고, 윤 대통령도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당시 회담 분위기에 관해 “배석자들은 뚱한 표정으로 입을 닫은 (기시다) 총리 앞에서 윤 대통령이 열심히 말을 계속했다고 증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일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에 관한 진전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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