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48초 환담 후 비속어를 사용해 논란이 된 가운데 대통령실이 문제의 발언은 ‘우리 의회(국회)를 향해 있다’는 해명과 관련 여야가 문제를 제기하며 유감을 드러냈다.
앞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들어봐 주시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수석은 ‘어제 발언은 우리 국회를 향해 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같은 해명이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강한 비판과 함께 장관 탄핵안 발의까지 시사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대상이 ‘우리 국회’라며 수습하려 한 대통령실을 겨냥 “국민의 대표기관이 정녕 새끼들인가”라고 질책했다.
이어 김성한 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 등 대통령실 외교라인과 해명에 나선 김은혜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박진 외교부 장관을 겨냥해서도 “대한민국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박 장관의 불능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위”라며 장관 탄핵안 발의까지 시사했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참 할 말이 없다. 국민은 망신살이 뻗치고, 엄청난 굴욕감을 느끼며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게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48초’ 환담과 관련 “48초 동안 통역하고 많은 이야기를 실제로 했겠는가”라며 “국민을 속이는 일을 하면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 측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것은 진실과 사과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라며 “대통령실 해명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은 밤사이 해당 욕설 영상을 들으며 기막혀 한다. 저도 한 100번 돌려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막말 외교 참사는 대한민국이 수십년간 국제무대에서 쌓아온 국격과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사안”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도 비판에 가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그 용어가 우리 국회,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23일 오전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제가 어제 말했지만, 전후 발언의 경위라든지 정확한 내용에 대해 정보가 없다”면서도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그는 “비판하더라도 귀국 후에 비판한다든지, 외교활동 중에 국내 비판에 대응하는 데에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 말씀 하신 분이 정확하게 어떤 맥락인지 모르겠지만 가급적이면 국익을 지키는 게 무엇인지 같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한다. 정권은 바뀌는 것이고 대한민국은 영원한 것인데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로서 대통령의 외교활동 중에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런 풍토 만들어 나가 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온라인상에는 문제의 윤 대통령 발언 중 소음을 지운 ‘MR 제거 영상’이 등장해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MR 제거 영상은 주로 가수의 라이브 무대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반주 부분(MR)을 제거하고 노래를 강조할 때 쓰인다.
이번엔 윤 대통령의 발언 당시 행사장 내 음악 소리와 주변 사람들의 음성이 지워졌다. 해당 영상에서 윤 대통령의 ‘이 XX’는 뚜렷하게 들리지만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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