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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의 ‘대만 갈등’ 격화, 정교한 외교전략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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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2 23:09:32 수정 : 2022-08-03 08: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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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이 격하게 충돌하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의전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서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3일 오전 8시 차이잉원 총통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하는 등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기정사실화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펠로시 의장이 2일 밤이나 3일 오전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치던 미·중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1997년 3월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위기다. 미·중의 군사적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다. 중국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17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한 데 이어 신장위구르자치구 핵실험 시설 확장 공사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둥펑-17이 국제사회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핵실험 징후도 1996년 7월 핵실험 중단 선언 이후 26년 만의 일이다. 어제부터는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단순 무력시위가 아니라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미국 역시 “물러설 수 없다”며 대응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일본 류큐신문에 따르면 최근 오키나와의 미군 가데나기지에서 KC-135 공중급유기 9대가 차례로 날아왔고 항공모함 함재 수송기 C2A 그레이하운드 2대와 미 해군 강습상륙함 트리폴리 탑재기인 MH60 헬기 1대도 목격됐다. CNN은 “미 해군은 대만 인근에 상당한 군사력을 배치해놓은 상태”라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도 유사시 대만 근처로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만반의 대비책이 마련돼 있다는 얘기다.

미·중 충돌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이 얼마 전 “대만에서 일이 생길 경우 한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들은 전쟁지원 등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한 말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될 것이다. 불똥이 북핵, 반도체 동맹 ‘칩4’ 등으로 옮겨붙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안보, 경제 등 분야별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놓고 ‘정교한 대비’를 하는 것이다. 국익은 그냥 지켜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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