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줘 많은 이들에게 훈훈함을 안겼던 서울 마포구의 치킨 가게 업주가 명예 서울시장에 선정됐다.
서울시는 22일 민선 8기 출범에 맞춰 청년·장애인·소상공인·1인 가구·교육·관광·도시안전·스마트시티·도시계획 총 9개 분야에서 제5기 서울시 명예시장 9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명예시장은 시민의 생생한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고자 2016년부터 운영해온 제도다. 시민 추천과 관련 부서 추천으로 선정된 후보자 53명 중 해당 분야 전문가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명예시장 선발심사위원회’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9명이 최종 선발됐다. 지난 1일 시작한 이들의 임기는 내년 6월30일에 끝난다.
소상공인 명예시장에는 돈이 부족한 형제에게 치킨을 먹게 해주고 돈을 받지 않아 감동을 안겼던 서울 마포구 ‘철인 7호 치킨’ 홍대점의 박재휘 대표가 선정됐다. 이어 청년 명예시장에는 유용재(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석사박사 통합과정 재학) ▲장애인 명예시장에는 박마루 복지TV 사장 ▲1인가구 명예시장에는 안유리나 1코노미뉴스 편집국장 ▲교육 명예시장에는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관광 명예시장에는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이사 ▲도시안전 명예시장에는 최영일(㈜더블유티씨서울 재직) ▲스마트시티 명예시장에는 김병준 한테크 대표 ▲도시계획 명예시장에는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명예시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1년간 활동하며 관련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각종 회의나 행사 등 참여로 현장 곳곳에서의 시민 목소리를 전달하게 된다. 아울러 현안 발생 시 수시로 의견을 교환해 시정 관련 제안, 자문 등 활동도 펼친다. 관련 부서도 명예시장과의 활발한 정책 소통으로 다양한 의경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소상공인 및 예비 창업자의 창업 지원 등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서울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앞서 박 대표의 선행은 지난해 2월 본사에 날아온 고등학생 A군의 편지로 널리 알려졌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할머니·7세 동생과 살며 사실상 가장 노릇을 해온 A군은 치킨이 먹고 싶다며 우는 동생을 달래려 2020년 어느날 거리로 나섰다가 우연히 박 대표의 가게 앞에 닿았고, 이들 수중에 5000원밖에 없는 것을 안 박 대표가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준 사연이 뒤늦게 공개됐다. 관련 내용 보도 후 이른바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겠다는 누리꾼들 손길이 모였으며, 박 대표가 결식아동을 위해 6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기도 했다.
박 대표의 따뜻한 손길을 받았던 형제들은 그 이후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철인 7호 본사 관계자는 22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형제를 사칭한 이들의 전화만 있었고, 형제들의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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