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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 8년여만에 최고…기름값 2000원 미만 주유소 실종 등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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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7 07:00:00 수정 : 2022-06-27 05: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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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8년1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라섰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며 전국에서 ℓ당 경유값이 2000원 아래인 곳은 한 군데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달 한국 주식시장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세계 주요 국가 중에 최하위권 기록이었다. 고물가와 추락하는 증시, 세계일보가 27일자에 다룬 주요한 경제뉴스다.

 

◆가계대출 77%가 변동금리…이자폭탄 주의보

 

26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3%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원에 이른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할 경우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한 번 밟으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만큼만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6조7478억원(1752조7000억원×77%×0.50%) 불어난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1%포인트가량 낮다 보니 최근 대출자들은 변동금리 선호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의 80.8%가 변동금리로, 3월(80.5%)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2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750∼6.515% 수준이지만,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690∼5.781%다.

 

서민들은 피가 마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마진을 극대화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결국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면서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은행들을 겨눴다.

 

그러자 놀란 은행권이 부랴부랴 금리를 일부 내렸지만 대출자들은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24일 기준)는 연 4.750∼6.515% 수준으로, 일주일 전(연 4.330∼7.140%)에 비해 우대금리가 전혀 없는 상단을 0.625%포인트 떨어뜨렸다. 그러나 우대금리가 적용된 금리 하단은 0.420%포인트 오히려 올렸다. 더 나아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690∼5.781%로 상단을 끌어올리고, 신용대출은 상·하단을 함께 높였다. 시늉만 했을 뿐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금리는 되레 높아졌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최근 17개 은행장들(20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24일)과 만나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했던 이 금감원장이 이번 주 증권사(28일)와 보험사(30일) 최고경영자들과 회동에서 추가로 어떤 경고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가 게시되어있다. 남정탁 기자

◆기름값 2000원 이하 주유소 실종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오후 7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2131.16원,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2149.16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값은 지난 11일(2064.59원), 경유값은 지난달 12일(1953.29원) 종전 최고가를 갈아 치운 뒤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기름값이 끊임없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ℓ당 가격이 2000원 아래인 곳을 찾기 어렵게 됐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2000원 미만인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경유 가격의 경우 전북 순창의 자가상표 주유소(1950원) 딱 한 곳뿐이었다.

 

주간 가격 기준으로는 이달 넷째 주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34.8원 오른 2115.8원을 기록했다. 경유도 전주보다 44.5원 오른 2127.5원으로 집계됐다. 최근까지 국제 휘발유·경유 가격이 강세를 보인 만큼 국내 판매 가격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고유가 상황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정유업계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최소화하거나 기금 출연 등을 통해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횡재세 도입 추진을 예고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세수 부족 우려에도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한 늘렸다”며 “정유사들도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만 배를 불리려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6월 한국증시 성적 세계 '꼴찌’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685.9에서 2366.6으로 11.8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893.36에서 750.3으로 16.01%나 급락했다. 세계 주요 주식시장들도 대체로 하락했지만, 한국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세계 주식시장을 이끄는 뉴욕증시의 경우 다우존스가 -4.51%, 나스닥이 -3.92%였다. 영국 FTSE100의 경우도 -5.24%였다. 특히 아시아시장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과 비교해 보면 한국 주식시장의 하락은 더욱 뼈아프다. 일본 닛케이225의 경우 같은 기간 -2.89% 하락에 그쳤고, 홍콩항셍(1.42%), 상하이종합(5.13%) 등은 되레 상승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RTS는 무려 17.12%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IT 업종의 실적이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IT 업종 비중이 높은 한국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8%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식은 이 기간 13.35%나 빠졌고, 약 53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한국의 반도체 지수는 6월 들어서만 19.57% 하락했다.

 

증권사들이 주가 하락으로 매도에 적극 나서는 ‘반대매매’ 물량이 늘어난 것도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돈을 못 갚으면 증권사들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부른다.

 

증권사들은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하한가로 물량을 매도하곤 해 주가 낙폭이 커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국내 증시 반대매매 물량은 하루 평균 212억원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 165억원보다 28% 늘었다. 증권사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개인이 신용을 통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줄어든다. 실제로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2161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외국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매도 역시 기승을 부리며 한국 주식시장을 끌어 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4778억원)과 비교해 227억원이 늘었다. 외국인은 6월 한 달 동안 전체 공매도(8조92억원) 거래대금 중 76.2%(6조1034억원)의 비중이었는데 이는 지난달(74.1%)은 물론 전체 거래대금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72.2%)과 견줘도 높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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