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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크 중단 초유 사태까지…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사 임단협 두고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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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2 11:10:27 수정 : 2022-06-22 11: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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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파업 21일째
하청지회 임금 30% 인상 요구… 노사 교섭 공전
파업 중 물리적 충돌에 진실 공방까지 벌어져
대우조선해양 “생산 중단 초래한 파업 멈춰 달라”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2일 시작한 파업은 21일째를 맞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제공

지난 2일부터 시작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의 파업이 22일로 21일째를 맞았다.

 

하청지회는 경남 거제에 조선소가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모여 만든 노동조합이다. 총 조합원 500여명 가운데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250여명이다.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 폭이다.

 

하청지회는 30%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용자측인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들은 현실적으로 들어주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노사 교섭이 공전을 거듭해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원청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지회 파업으로 회사 창립 이래 선박을 물에 띄우는 진수 도크(dock)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파업 중단을 호소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협력사 대표들은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하청지회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게다가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현상을 두고 양측이 진실공방을 주고받는 양상이어서 노사가 이번 협상을 두고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 15명이 지난 21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활동을 가장한 안전 파괴, 불법 폭력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제공

◆협력사 대표들 “노조 활동 가장한 불법 폭력 파업 중단해야”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 15명은 지난 21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활동을 가장한 안전 파괴, 불법 폭력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조선기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물류난 등으로 지난해 1조 7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1분기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4700억원가량의 적자를 봤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되는 적자 속에서도 지난해 연말부터 LNG(액화천연가스)선을 중심으로 살아 나고 있는 조선 시황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다”며 “안타깝게도 하청지회 일부 조합원이 정상적인 생산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로 수년 만에 찾아온 조선 호황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렇게 불법파업을 자행하는 이들이 일부 하청지회 조합원이라는데 있다”며 “이들은 협력사의 지불 범위를 벗어나는 임금 30%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원청업체의 경우도 2015년부터 4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고, 2018년부터 3년 동안 기본급 3% 인상으로, 7년 동안 사실상 3%가 인상됐는데 30% 인상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것이다.

 

협력사 대표들은 파업에 나선 이들이 에어호스(밀폐된 공간에서 산소 등을 공급하는 역할)를 임의로 절단하고, 불법행위를 막는 직원들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고, 용접 작업장에 신나통을 투척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노조 파업으로 1도크 진수가 연기돼 수백억원의 매출 손실에 이어 선후행 공정의 정상조업이 제대로 안 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가장 많았던 도장업체는 노조 때문에 결국 폐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작금의 사태를 외면하는 경찰과 공권력, 대통령께 호소한다”며 “법질서를 바로잡고 선량한 근로자의 삶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즉각 개입해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작업장에서 파업 중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이 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하청지회 “사측이 시간 끌며 교섭 회피, 거짓말로 선동해”

 

이에 대해 하청지회는 같은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측이 시간을 끌며 교섭을 회피하고 있고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이라는 등 거짓말로 선동하며 파업 책임을 하청지회에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청지회는 “지난 1월부터 6개월 가까이 교섭이 3~4차례 밖에 진행되지 못한 이유는 22개 하청업체 모두가 전략적으로 월 1회만 단체교섭에 응하며 시간끌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원청이 기성금(공사대금)을 더 올려주지 않는 한 임금인상을 할 수 없고, 그래서 교섭에 제시할 회사안도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면서 “이 같은 시간 끌기 교섭해태와 임금인상 불가 입장을 감안해 교섭 횟수가 적었는데도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하청지회 파업을 인정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성실 교섭 책임이 22개 하청업체에 있는데도 그 책임을 하청지회에 돌리고 있다고 했다.

 

하청지회는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다단계 하청구조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비용 절감이나 책임 전가 등을 이유로 원청에서 하청, 하청에서 재하청, 재하청에서 물량팀으로 내려갈수록 노동자들의 임금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사고 위험에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김춘택 하청지회 사무장은 “최근 조선업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걸 해결할 방법은 임금 인상 밖에 없다”면서 “현재 임금으로는 사람을 정상적으로 구하기 힘들다. 이렇다 보니 결국에는 다단계 하청구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청지회는 사측이 주장한 에어호스 절단 건에 대해 “안전규정을 어겨 실명제가 안 된 에어호스를 발견해 사용되지 않도록 절단한 것인데 마치 작업 중인 에어호스를 절단해 방해한 것처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또 “1도크장에 파업 투쟁 중인 하청지회 조합원 보다 몇 배나 많은 정규직 직원들이 들이닥쳐 조합원을 끌어내고 천막천을 찢어 이에 맞서는 과정에서 한 조합원이 소화기를 분사한 것”이라고 했다.

 

도장업체는 하청지회가 파업한 날 이전에 이미 폐업을 공지했는데 마치 노조 파업 때문에 회사가 폐업한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청지회는 “원청과 산업은행이 하청노동자 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인력난 해결도 없고, 하청노동자와 한국조선업의 미래도 없다”며 “사측은 교섭대표단을 구성해 성실히 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누구도 바라지 않는 공멸 부추기는 지름길”

 

하청지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원청업체인 대우조선해양 임원진도 나서 파업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 대표, 조선소장, 본부장 일동은 지난 20일 호소문을 내고 “생산 중단 초래한 불법 파업 이제는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가 발생해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건조 선박 인도 일정 준수가 필수 조건”이라면서 “하지만 지난 18일 예정된 1도크 진수가 파업으로 중단되는 사상 유례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들은 “진수 일정을 못 지키면서 수백억원 매출액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패널티도 부담해야 하며, 선주의 신뢰 저하로 발주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선 호황 훈풍에 찬물을 끼얹고 회사 정상화를 방해하는 무책임한 행위는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는 공멸을 부추기는 지름길”이라며 “즉시 불법집단행동을 중단하고 복귀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거제=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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