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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발전이 다시 뜬다… 러, 에너지 공세에 전 세계 ‘탄소대응’ 일단 정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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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0 23:00:00 수정 : 2022-06-20 16: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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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천연가스 소비 줄이고 석탄 사용 늘리는 긴급조치
“씁쓸하지만 방법 없다… 탈 원전 기조는 계속 유지할 것”
유럽연합, 11월까지 각국 천연가스 공급량 80% 비축 권장
콜롬비아 “석탄 생산량 늘릴 것”…중국도 2022년 7% 확대
독일 서부 겔젠키르헨에 있는 석탄발전소와 풍력발전기. AP연합뉴스

“석탄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는 건 씁쓸하지만,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에 대응해 자국 석탄 발전량을 늘리기로 했다. 유럽과 다른 지역 국가들도 에너지 공급난에 석탄 사용을 늘리는 추세다. 각국이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2050 탄소중립’을 약속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심화된 에너지 공급난으로 탈석탄 실현은 미뤄질 전망이다.

 

◆독일, 겨울철 대비 천연가스 비축 최우선

 

19일(현지시간) AFP·dpa 등은 이날 독일 정부가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는 차원에서 석탄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긴급조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가동하지 않고 예비전력원으로 남겨뒀던 석탄화력발전소들을 재가동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가스를 판매하는 경매 시스템을 실시해 천연가스 소비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기후보호부 장관. AFP연합뉴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이날 발표된 방안들이 법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를 최대한 비축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절대적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 생산에 가스가 덜 사용돼야 한다”며 “대신 석탄화력발전소가 더 많이 사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폐지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러시아가 서방 국가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줄이면서 이에 역행하는 조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베크 부총리는 “(석탄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는 건) 씁쓸하지만,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면서 석탄 사용을 늘리는 건 가스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취하는 일시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논란의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 2’ 가스 라인 시설 표지판. AFP연합뉴스

러시아는 지난 15일 자국과 독일을 연결하는 발트해 관통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의 가스공급량을 60% 줄인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독일 지멘스가 캐나다에서 수리한 가스송출설비가 대러 제재 때문에 오지 않고 있어서 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된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라고 본다.

 

하베크 부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분열시키고, (에너지) 가격을 올리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독일은 천연가스 부족으로 인한 겨울철 난방비 급등을 예방하기 위해 자국 내 가스 저장시설을 10월까지 최소 80%, 11월까지는 90%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독일의 천연가스 비축량은 총 저장능력의 56% 수준이라고 하베크 부총리는전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독일은 탈원전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현지 일간 ‘뮌히너 메르쿠어’와 한 인터뷰에서 독일의 원자력 발전의 단계적 폐지는 오래전 결정된 사항이라면서 예정대로 탈원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석탄 사용 늘리는 지구촌…탄소중립 역행

 

러시아가 서유럽으로 향하는 송유관 가동능력을 감축함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오는 11월까지 각 회원국이 최대 80%가량 가스 공급을 비축하길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사용 및 투자를 늘리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은 독일 외 여러나라에서 흔들리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날 폐쇄한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는 정부의 100% 재생 가능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2020년 봄 가동을 중단했던 남부 멜라크의 버분드 화력발전소를 재가동 시키기 위해 오스트리아 최대 전력공급업체인 버분드(VERBUND) 그룹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우리의 첫번째 목표는 가스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도 “국내 가스 공급의 80%는 러시아에서 온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입가스의 46%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그리스는 석탄발전소 폐쇄를 미루고 올해와 내년 석탄 생산량을 50% 증산산하기로 했다.

 

석탄 증산은 유럽 외의 지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콜롬비아 에너지부는 앞서 1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광업인협회(PDAC) 연례 회의에서 “러시아 제재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석탄과 석유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도 지난 2월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 석탄 생산을 지난해 대비 7%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석탄 생산량을 오는 2035년까지 6억6800만t으로 확대하고 아시아 수출 확대를 위해 극동, 북극지역 탄광 개발과 시베리아 횡단철도 운송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에너지는 줄었지만 인도와 중국에서 이를 흡수하고 있어 러시아의 화석에너지 생산은 차질없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한전경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글로벌 석탄 소비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전에는 재생에너지 성장과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석탄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였다. 2020년에는 미국(-20%), 유럽연합(-20%), 인도(-8%) 등 대부분 국가에서 석탄 수요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수요가 6% 늘어난 79억t 수준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최근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전 세계 석탄 수요는 2024년까지 연간 80억t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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